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삼척

여행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삼척

방랑곰 0 465 2021.11.01 20:57

 

[제4화] 영롱하게 투명한 동해바다

 

겨울이 우리에게 작별인사를 나누던 올해 봄, 우리는 동해바다로 떠났다. 떠나가려는 겨울을 보내주고, 다가오는 봄에게 이른 인사를 전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우리는 바다를 실컷 보고, 즐기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짝꿍은 삼척이라는 도시 이름을 마음 속에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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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거기가 어디야? 안 멀어?" 

 

삼척으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을 때 짝꿍은 삼척이란 도시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하긴, 외국인이 한국의 모든 도시를 알 수는 없는 법. 더군다가 삼척은 우리나라에서 관광지로 손에 꼽히는 도시도 사실 아니다. 동해바다를 간다고 하면 대부분 강릉이나 속초를 떠올리지, 삼척을 끄집어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세 시간 정도 걸릴 걸? 강릉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야 돼."

"멀다... 그냥 강릉 갈까? 

 

짝꿍은 강릉과 속초를 좋아한다. 동해바다를 보기 위해 그렇게 두 곳을 다녀왔는데, 두 곳 모두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래서 짝꿍은 이번에도 강릉을 제안했다. 하지만 나는 짝꿍에게 새로운 곳을 보여주고 싶었고, 무엇보다 삼척의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꼭 같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짝꿍을 데리고 삼척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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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어쩌면 바다 색깔이 이래? 카리브해를 보는 것 같아."

 

내가 짝꿍을 데리고 간 곳은 삼척을 대표하는 항구이자 해수욕장인 장호항&장호해수욕장이다. 장호항은 약 7년 전에 가족여행을 찾았던 곳이었는데, 그 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짝꿍과 함께 오고 싶었다. 장호항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는 내가 한국에서 보는 바다 중에 단연 가장 아름답다고 얘기하고 싶은 곳이다. 

장호항에 도착해서 바다를 바라보자마자 짝꿍은 감탄사부터 내질렀다. 짝꿍에게 우리나라의 많은 바다를 보여줬는데 짝꿍 역시 이 곳이 가장 아름답다고 얘기했다. 이 곳의 동해바다는 영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게 투명하고, 파랗다. 특히, 장호항의 작은 정자에 올라서면 영롱하게 빛나는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자연이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장호항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짝꿍은 본인이 자란 동네를 떠올렸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자란 짝꿍은 그 곳의 바다를 항상 그리워한다. 파라다이스라고 불리고,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휴양을 위해 찾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미니카 공화국의 바다이다. 짝꿍이 장호항의 바다를 보면서 카리브 해의 바다를 떠올릴 만큼, 그 곳의 바다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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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레일바이크 있네? 우리 타러 가자!" 

 

삼척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레일바이크이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궁촌과 용화 사이를 바다를 옆에 끼고 소나무 아래를 달리는 코스로, 약 50분 정도 걸린다. 짝꿍은 어디를 가더라도 그 곳에 레일바이크가 있으면 꼭 타고 싶어한다. 숙소에서 삼척에서 할만한 것들을 알아보다가 짝꿍이 레일바이크를 발견했고, 다음 날 우리는 용화정류장에서 자전거 위에 올랐다. 

울창한 소나무 아래를 달리다가 옆을 바라보면 바다가 보이고, 귀를 열면 파도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온다. 중간에 긴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터널은 이런저런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서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빛이 만들어내는 화려함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삼척해양레일바이크이다. 

 

"조금 힘드네? 그래도 재밌다." 

"힘들면 옆을 봐. 바다가 응원해 줄거야!"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총 50분짜리 코스로, 중간에 약 10분 정도 쉴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중간중간 내리막길도 있어서 쉽게 가는 곳도 있지만, 코스 대부분은 쉴새 없이 페달을 밟아야했다. 쉼터에 도착해서 자전거에서 내리니까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었는데, 힘이 들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힘들다고 생각할 시간에 바다를 바라보면서 감탄하기에 바빴고, 소나무 숲을 바라보기에 바빴다. 

그렇게 종착역에 도착한 우리는 서로의 다리를 주물러주며 잠시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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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기억할거야! 조만간 꼭 다시 오자.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할거야."

 

이렇게 나와 짝꿍의 짧은 삼척 여행은 끝이 났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짝꿍은 삼척이란 도시 이름을 머리 속에 각인시켰다. 회사로 돌아간 후에 짝꿍은 회사 동료들에게 삼척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중 한 명은 한 주 후에 삼척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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