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부산 야경명소

여행

국제커플이 담아내는 대한민국 - 부산 야경명소

방랑곰 0 480 2021.10.27 17:06

 

[제3화] 함께 바라본 부산의 밤 - 부산의 야경 명소 5곳

 

나와 짝꿍이 함께 여행을 하면서 빼놓지 않고 보는 것이 야경이다. 밤을 수놓은 수많은 불빛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차분해지고 감상에 젖는다. 그 순간의 느낌이 좋아서 어느 곳을 가더라도 밤의 모습을 기록하고 기억하려고 하는 편이다.

부산을 여행하면서도 야경을 빼놓지 않았다. 부산이 큰 도시다 보니까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꽤 여럿 있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에 하나씩 꼬박꼬박 그 장소로 찾아갔다. 그렇게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까 부산 야경 사진 컬렉션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나와 짝꿍이 함께 갔었던 부산의 야경 명소 5곳을 소개하고, 그 곳에서 찍을 사진도 공유하려고 한다. 

 

1. 황령산 봉수대(정상)

첫 번째로 소개할 부산 야경 명소는 황령산 봉수대이다. 황령산은 부산 시내 한복판에 솟아 있는 산으로, 지도를 보면 부산 도심 지역이 황령산을 감싸고 있다. 그래서 황령산 정상에 오르면 사방팔방으로 부산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낮에도 멋있지만, 밤에 올라가서 불빛이 빛나는 부산의 모습을 내려다 보는 것은 감히 최고의 야경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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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세상의 진리가 이러한 것처럼 황령산 봉수대까지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경사가 심한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야 하기도 하고, 불빛이 없는 어두운 길을 달려야 하기도 하다. 그리고 황령산 정상에는 주차 공간이 많지 않아서 주차 전쟁을 한바탕 치러야 하고, 그 이후에는 경사진 언덕길을 10분 이상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그만큼의 고생을 하고 얻어내는 결실은 정말 달콤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그만큼의 노력을 들였기 때문에 이후에 따라오는 결과물에 대한 소중함도 더 크게 느껴진다. 이러나 저러나 황령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야경은 최고였다. 짝꿍 또한 지금까지 한국에서 봤던 야경 중에 이 곳에서 보는 야경이 단연 일등이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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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운대 더베이101

다음으로 소개할 장소는 해운대에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 더베이101이다. 더베이101은 해운대 해수욕장 옆, 동백섬 초입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식사나 술도 한 잔 기울일 수 있고, 해운대에서 떠나는 요트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하면서 이 곳에서 보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났고, 이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가 되어버렸다. 

이 곳은 2년 전 즈음에 짝꿍과 부산을 여행했을 때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았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 당시의 기억이 좋게 남아있어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차 안에서부터 더베이101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만큼 좋은 첫 인상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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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베이101에서 보는 야경은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니라, 올려다 보는 야경으로 높게 솟아있는 수많은 마린시티의 건물들이 빛을 내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이 곳은 마천루에서 나오는 불빛과 그 빛을 반사시키는 해운대 바다의 모습이 한데 어우려지면서 하나의 근사한 그림이 완성되는 곳이다.

마린시티 건물의 야경을 바라본 후 동백섬 안으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광안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높고 웅장한 건물들 옆으로 삐쭉 빠져나와 있으면서 여러 색깔의 빛을 내는 광안대교의 모습이 다소 귀엽다. 높은 건물 뿐인 더베이101의 야경은 아름답지만 단조롭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한 옆으로 자그마하게 보이는 광안대교가 그 단조로움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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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광안리 해수욕장(광안대교)

이제 소개할 장소는 광안대교를 눈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광안리 해수욕장이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사실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유명한 장소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부산의 대표 해수욕장이기도 하면서 바다 위에 거대한 두 개의 주탑이 지탱하고 있는 광안대교를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지만 우리가 갔던 평일 저녁에는 그나마 한산한 편이었다. 광안대교를 볼 수 있는 해수욕장 바로 옆 차도에는 차들이 많았지만, 해수욕장 위를 거니는 사람들은 오히려 많지 않아서 한적하고 조용하게 조명이 반짝거리는 광안대교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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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은 광안대교의 야경도 아름답지만 그보다도 광안대교의 구조에 관심을 보였다. 진행 방향이 도로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뉘는 일반도로와 다르게 광안대교는 2층 구조로 되어 있어서 1층과 2층의 진행 방향이 서로 다르다. 그리고 나는 2개 층으로 나뉘어져 있는 모습이 블록을 조립해 놓은 장난감처럼 보였다. 

이렇게 같은 것을 보아도 서로 생각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그러면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가끔은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짝꿍을 통해 상식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나는 우물 안에만 있다가 밖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는 개구리가 되고 있다. 

 

4. 부산 타워

이제 부산의 구도심으로 들어가보자. 해운대가 광안리는 부산의 신도심으로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곳이다. 하지만 부산이란 도시가 시작된 곳은 영도로 넘어가기 직전에 있는 남포동, 광복동, 부평동 일대이다. 그 곳에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장소가 많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깡통시장, 보수동 책 골목, 자갈치시장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용두산이란 자그마한 산이 하나 있고, 그 위에는 부산 타워가 높게 솟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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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타워는 꽤 오래된 부산의 야경 명소이다. 최근에는 다른 야경 명소에 '대표'라는 이름을 넘겨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부산의 전망과 야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변에 함께 둘러볼 곳이 많기 때문에 꼭 부산 타워가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지나가다 한 번씩 들러보는 곳이기도 하다. 

나와 짝꿍은 광복로 쪽에서 부산 타워에 올라갔다. 광복로부터 부산 타워 바로 아래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운행하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다. 평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을 텐데, 우리가 갔을 때는 에스컬레이터에 우리 뿐이었다. 다 올라가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부산 타워의 전망대가 이미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부산 타워를 중심으로 부산의 모습을 눈에 담아냈다. 

다만 용두산의 높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산을 내려다 보는 느낌보다는 비슷한 높이에서 부산을 조망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환하게 불이 밝혀 있는 부산 타워와 그 앞으로 보이는 부산 시내의 모습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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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초량이바구길(산복도로)

마지막으로 소개할 부산의 야경 명소는 초량이바구길이다. 초량이바구길은 비교적 최근에 야경 명소로 떠오르는 곳으로 흔히 산복도로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은 산을 따라 마을이 들어서면서 구불구불한 산길이 계속되고, 한 집과 다른 집의 높이가 서로 다른 마을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조망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집을 지을 때 이웃집보다 더 높게 짓지 않아서 높은 건물이 없고 산 아래 쏘옥 품어있는 옛 정취 물씬 피어나는 마을이다.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역에서 출발해서 산복도로까지 올라가는 일종의 산책 코스인데, 이름이 붙고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투어 코스가 되었다. 나와 짝꿍은 걸어가지 않고 코스 정상까지 차를 타고 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부산의 야경을 보고, 좁을 골목골목 사이를 조금 걷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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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이바구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다른 곳에서의 야경과 사뭇 달랐다. 바로 앞에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이 계속되고 낮은 주택들이 모여있는 정감 넘치는 마을이 보이고, 그 뒤로는 높은 아파트 건물들이 삐까뻔쩍한 빛을 내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짝꿍과 이런저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과연 삐까뻔쩍한 건물 안에서 살아가는게 정말 행복한 삶일까, 그리고 삶의 질이 정말 높을까. 편리한 삶을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정'이라는 감정이 조금은 퇴색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보기만 해도 삭막하고 차가운 느낌이 가득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결국에는 현실에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나의 모습에 다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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