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런던의 마켓이야기(1) - 캠든 마켓
런던에는 마켓이 많이 있다. 여기서 마켓이라고 함은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많은 마켓 중에서 오늘 내가 소개할 장소는 런던의 대표적인 마켓으로,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바로 런던 북쪽에 있는 캠든 마켓(Camden Market)이다.
런던 북쪽에 캠든 타운이라는 동네가 있다. 그리고 그 곳에 캠든 마켓이 있다. 캠든 마켓은 런던에서 가장 히피하고 빈티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국의 젊은 친구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가장 최근의 영국 유행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캠든 마켓은 지하철 캠든 타운(Camden Town) 역에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 역에서부터 이미 캠든 마켓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켓까지 걸어가는 길이 재미있고 설렌다.
캠든 마켓은 다른 마켓과 마찬가지로 매우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이다.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까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더 시끄럽고 활기가 넘친다. 그 안에 섞여 있으면 살아있음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그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이 곳을 지나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은 어두운 것이 많았다. 그래피티나 상점의 인테리어, 또는 그들이 판매하고 있는 물품 등 눈에 띄는 많은 것들이 다소 어두운 느낌이었다. 두 개의 이질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섞여있는 곳이 바로 캠든 마켓이다.
이런저런 것들을 둘러보면서 마켓을 돌아다니다 보면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럴 시간이 되면 먹거리 가득한 장소가 눈 앞에 나타난다. 이미 와 본 적이 없는 곳이고, 사전 정보도 없었는데 말이다. 캠든 마켓의 먹거리는 정말 다양하다. 언뜻 버로우 마켓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컸고 종류도 다양했다.
그 안에서 나는 김치 브리또를 발견하고 먹어봤는데, 음... 내가 해 먹는 것이 더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한국 음식은 한국인이 해야 제 맛을 낸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순간이었다. 이 외에도 캠든 마켓에서는 전 세계의 음식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캠든 마켓은 내가 런던을 여행하면서 방문했던 수많은 장소 중에 가장 흥미롭고 활기 넘치는 공간이었다. 다소 여행에 지치거나 여행이 지루해지면 이 곳에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한국과 다르고, 다른 곳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영국 특유의 문화가 잘 녹아들어있는 곳이고, 그 곳에서 얻는 삶의 활력과 에너지가 결코 작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