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2)도 '바다의 왕자' 상어를 이길 수는 없었다.
24일(한국시간) 디스커버리채널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끈 '펠프스 vs 상어' 프로그램을 통해 결과를 공개했다.
펠프스는 상어 3마리와 대결에서 1승 2패로 선전했다.
시청자들은 펠프스와 상어가 나란히 헤엄치는 장면을 상상했지만, 안전 문제로 둘은 따로 경기한 뒤 시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펠프스 주변에는 전문 다이버가 여러 명 대기하기도 했다.
제아무리 '인간 물고기' 펠프스라도 장비의 도움 없이 상어와 대결하면 100전 100패다.
그래서 펠프스는 '모노핀'이라는 특수 수영복을 착용하고 레이스에 나섰다.
두께 1㎜에 불과한 이 수영복은 물의 저항을 줄여주고, 지느러미와 같은 물갈퀴를 갖춰 펠프스의 전진에 힘을 보탰다.
백상아리는 시속 40㎞까지 낼 수 있다. 전성기 시절 시속 10㎞ 정도로 헤엄친 펠프스는 '모노핀' 덕분에 속도를 시속 30㎞로 높일 수 있었다.
먼저 펠프스는 50m를 18초70으로 헤엄쳤다. 암초상어(Reef)는 18초90으로 펠프스보다 0.20초 느렸고, 귀상어(Hammerhead)는 15초10으로 무려 3초 이상 빨랐다.
그다음은 100m 대결이다. 펠프스는 38초10, 백상아리는 26초10으로 백상아리의 승리로 끝났다.
수온 12도의 차가운 물에서 경기한 펠프스는 "너무 추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리고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에는 따뜻한 물에서 붙어보자"며 재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이처럼 인간과 동물이 신체 능력을 겨루는 '종간 대결'은 대부분 동물의 승리로 돌아갔다.
2007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럭비선수 브라이언 하바나는 치타와 달리기해 아깝게 패했고, 미국의 육상 영웅 제시 오언스는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종종 말과 대결하는 '쇼'를 펼쳤다.
BBC는 "오언스는 출발 총성 때문에 정신 차리지 못하는 말보다 먼저 달리는 방법으로 승리를 거뒀다. 대부분은 효과를 거뒀지만, 항상 이기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TV를 통해 펠프스와 상어의 '종별 대결'을 지켜본 미국의 일부 시청자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주간 잡지 '피플'은 펠프스가 진짜 상어와 함께 헤엄칠 거라 기대했던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에는 "펠프스 vs 상어는 가장 실망스러운 프로그램", "그냥 CG(컴퓨터그래픽)와 경기하는 것 같았다", "미국인이 백치라는 걸 다시 확인했다", "진짜 상어와 붙는 게 아니었잖아!"는 반응이 빗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