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인천시가 4,460억 원짜리 ‘똥’을 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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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회] 인천시가 4,460억 원짜리 ‘똥’을 쌌습니다

좋은연인 0 105 2017.04.07 12:48

“짓겠다”던 안상수, “고쳐 쓰자”던 송영길
인천은 2007년 4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인도 델리를 제치고 2014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인천의 공약은 파격적인 것이었다. 안상수 당시 인천시장(한나라당)은 “스포츠 약소국에 2천만 달러를 지원하고 숙박비와 항공료를 전부 부담하겠다”는 엄청난 공약을 내세워 몰표를 받았다. 이뿐 아니었다.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7만석 짜리 종합운동장을 짓겠다”는 포부까지도 밝혔다. 이미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인천문학경기장이 있었지만 안상수 시장은 최신식 종합운동장을 하나 더 지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특히나 안상수 시장은 “낙후된 서구 연희동에 주경기장을 신축한다”는 발표로 서구 주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당시 정부는 “신규 인프라 건설을 자제하라”며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천 지역 시민단체들도 가뜩이나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주경기장을 신축하지 말고 있는 경기장을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안상수 시장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2009년 1월 포스코 건설이 4,460억 원의 건축 비용 중 70%를 부담하고 나머지 30%는 인천시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비공식 합의를 하기도 했다. 신규 인프라 건설에 회의적이었던 정부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지만 “국비 지원을 받지 않고 민간 자본을 유치할 것”이라는 인천시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안상수 시장은 개발 제한 구역이던 서구 연희동 일대에 경기장을 짓기로 하고 토지 보상을 대부분 마무리한 뒤 공사 착공 직전까지 일을 추진했다.

그런데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일어났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인천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부채가 7조 원에 달하는 인천의 좋지 않은 재정 상태를 이유로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공약을 내세웠던 송영길 당선인은 시장 취임식도 하기 전 당신인 신분으로 곧바로 ‘무박 3일’간의 주말 쿠웨이트 출장을 떠났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은 7만석 규모로 해야한다”고 주장하던 아흐마드 알사바 OCA 회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송영길 당선인은 인천시의 상황을 설명한 뒤 이렇게 말했다. “5만석 규모의 문학경기장을 증축해 5천석을 추가하고 대신 VIP 라운지를 개선하며 첨단기술을 최대한 경기장 운영에 접목하겠다.” 알사바 회장도 흔쾌히 인천의 뜻을 존중했다. “기존 문학경기장 재활용이나 주경기장 신축 등 모든 선택을 최종적으로 인천시에 맡기겠다. 알아서 잘 결정하시라. 당신들의 뜻을 지지한다.”

“인천 서구에 지어라” 촛불시위와 단식투쟁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천 서구 주민들이 극렬히 반발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강화군 갑)은 곧바로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강한 어조로 주경기장 건설 재검토 방침을 비판했다. “인천시의 시정을 볼 때 옳고 그른 것,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면밀히 검토해야 되는데 송 당선자는 인천시의 부채에만 얽매이고 갇혀서 자기 발목을 잡고 있다.” 서구지역 시,구의원 등 정치인과 전년성 서구청장 당선자, 서구지역 6개 자생단체 회장 및 회원 등도 마찬가지였다. “송영길 당선인이 재정적자 운운하는 것은 인천시 재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서구 주민을 우롱하는 송영길 당선인과 인수위의 입장에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성 멘트를 날린 것이다. 송영길 당선인은 시장 취임 전부터 극렬한 반발에 부딪히고 말았다.

인천 서구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엄청났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은 시장 당선자 개인이 마음대로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음을 시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서구 주민들은 서구체육회 워크숍에서 문학경기장을 주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강하게 비난했다. 이뿐 아니었다. ‘서구발전협의회’라는 단체가 송 당선인의 시장 취임식에서 주경기장 서구 유치 주민 궐기대회를 추진할 계획까지도 세웠다. 김교흥 민주당 인천 서구강화갑 지역위원장의 중재로 간신히 취임식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불상사는 막았지만 서구 주민의 불만은 여전했다. 하지만 ‘서구발전협의회’는 “주민들의 힘을 모아 시가 모든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도록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라면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가장 앞장서서 송영길 시장을 비판한 이학재 의원은 또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인천시 순수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 3,343억 원인데 이는 도로와 지하철, 문화체육 시설 조성을 위해 발생한 부채”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부채는 시민 세금 부담이 아니라 개발사업 성공을 통해 상환하는 채무”라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학재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송영길 시장이 후보시절 이런 개발 사업 비용까지 포함해 7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시는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선거운동을 펼쳤다. 시장이 된 후 부채를 줄이기 위해 주경기장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서 이학재 의원은 주경기장 서구 신축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반대하는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민주 인천시당은 “당장 정치쇼를 멈추는 것이 서구민과 인천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맞받아쳤다. 주경기장 건립이 정치 싸움으로 변질된 것이다.


안상수 포함 한나라당 과 인천 서구 주민들의 합작품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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