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주의)이세돌로 베오베 간 기념으로 쓰는 이세돌의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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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주의)이세돌로 베오베 간 기념으로 쓰는 이세돌의 대국.

샤이나리 0 325 2015.12.30 21:08
이 글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sports&no=93304&s_no=9732778&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501950 의 내용을 보안한 글입니다. 제가 그 때보다 실력은 올랐으나, 여전히 하수 실력이니, 즐기는 정도로만 읽어주세요.
 
기보에서, 돌 위에 빨간 삼각형은 마지막으로 두어진 수라는 뜻입니다. 저 수라는 표현을 많이 쓸텐데. 저 수라는 건 빨간 삼각형이 올려진 수를 말합니다.
 
출처에 여럿 정보가 있습니다. 맨 아래 출처를 먼저 보는 것을 출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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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이세돌>
 
이세돌은 이창호 이후의 최고의 기사라고 불리는 기사입니다. 바둑계의 천재를 꼽으라고 할 때, 조훈현, 이창호 다음으로 나오는 기사죠. 심지어 몇몇은 이창호보다 이세돌을 천재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창호와 이세돌의 스타일은 정반대입니다. 이창호가 느리지만 두텁게 둬서 끝내기에서 압살하는 스타일이라면, 이세돌은 날렵하게, 상대의 약점을 계속 찔러서 너덜너덜하게 만드는 스타일입니다. RPG로 따지면 이창호는 판금 떡칠한 전사 클래스이고, 이세돌은 로그 클래스입니다.
 
그리고 본인 바둑에서 나타나듯 예전에는 엄청 승부에 집착하고, 까칠한 인터뷰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많이 유순해 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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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아래 인터뷰에서 웃고 있는 이세돌>
 
이세돌 9단- (시종 웃으며) 이렇게 멋진 상황이 돼서 정말 좋다. 전기우승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바둑을 두고 싶다. 멋지게 화려한 바둑으로 상대방을 KO시키겠다.
 
합동기자단- 이세돌 9단에게 묻는다. 첫째, 내년부터 중국 갑급리그 출전이 결정된 것으로 아는데 그 소감을 밝혀주고 둘째, 화려한 바둑으로 상대를 KO시키겠다고 했는데, 상대기사도(조한승 6단) 정상급의 일류기사인데 도대체 어떻게 KO시키겠다는 건지 자세히 말해달라.
이세돌 9단- 먼저 첫째질문에 대해서, 갑급리그 출전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내 바둑을 한단계 끌어올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또 두번째 질문은 음, 내일바둑은 내뜻대로 될 것이다. 특별한 준비는 없었다.
 
이지강 기자(남방체육보)- 이세돌 9단에게 묻는다. 세계정상급 기사라면 이창호, 조훈현, 마샤오춘 9단이 있는데 실력을 생각할 때 좋아하는, 존경하는 기사는 누군가?

이세돌 9단- 다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도 존경하지는 않는다. 아, 한 사람은 빼달라(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마샤오춘 9단은 아니다 (전설의 마샤오춘은 빼주세요)
 
이렇듯 엄청난 독설가였다.
 
 
첫번째 대국
 
제 2회 BC 카드배 16강 이세돌 VS 콩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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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콩지에. 쿵제라고도 한다.>
 
콩지에... 한 때 중국의 1인자, 아니 세계 1인자 포스를 풍겼던 기사입니다. 하지만 뒤이어 나타난 거성이자 이세돌의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구리에게 밀려서 반짝하고 말았죠. 하지만 초일류 기사라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도 중국의 2인자라는 수식어는 뗄 수 없었습니다
 
잠깐... 콩에다가 2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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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2. 그 분의 저주는 중국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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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콩지에, 백이 이세돌입니다. 이 대국에 들어가기 전에 이세돌에겐 휴직 사건이란게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이세돌이 한국 기원측과 여러 마찰 때문에 휴직을 한 사건입니다. 말이 휴직이지, 한국 기원 꼴보기 싫으니 은퇴도 생각해보겠다였습니다.
 
나중엔 한국 기원이랑 앙금을 청산하고 참가한 대회가 이 대회입니다. 콩지에와의 대국은 중국인과의 첫 대국이었고요. 정말 이세돌에게 중요한 대국이었죠.
 
이세돌 曰: 반년 쉬었다고, 정상에 못 오른다? 전 그걸 버티지 못 합니다.
 
그리고 이세돌은 이 대국을 포함해서, 이 대회를 창하오와의 결승에서 이겨, 우승해버립니다.
 
대국 내용으로 들어가면 검은 동그라미 친 곳의 백이 많이 위험합니다. 저거 잡히면 사실상 바둑은 끝이라도 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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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은 계속 강수들을 둬서 버텨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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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의 저 한수로 검은 동그라미 안의 백돌은 전부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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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젠부다요 (쑻)>
 
저걸로 백의 확정가랑 흑의 확정가만 따지면 60집 차이가 납니다. 네, 보통 프로 경기에서 (불계가 아닌 이상) 3집 이상 차이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바로 돌 던져도 이상할게 없습니다.
 
이세돌도 이미 진 거 더 해보고 던지자는 심정으로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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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단 상변의 흑돌을 압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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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변의 흑돌은 저 수로 살아가긴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백의 좌상변이 두터워졌고, 동그라미 친 흑돌도 위험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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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콩지에도 다 살리다가 더 크게 당한다는 걸 알고는 결국 버립니다. 이젠 정말 막상막하가 됐습니다. 검토실 (대국을 검토하기 위해 따로 마련한 방)과 해설진들에게서 감탄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대단하다,이세돌!"
 
반면에 콩지에는 곤혹스럽습니다. 천하의 콩지에가 아무리 이세돌이라고 하지만 초반에 대마 잡고 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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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수는 흑의 승부수 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백의 승리가 확정적입니다. 저기에서 수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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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기를 잡은 이세돌은 냉정했습니다. 안에 들어온 흑돌을 전부 잡아버렸습니다.
 
콩지에에겐 믿기 힘든 패배였습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이세돌. 쉽지 않다곤 했지만 백 대마를 잡은 이 대국에서 질 줄은 몰랐겠죠. 결국 콩지에는 돌을 던집니다.
 
두번째 대국
 
이세돌 VS 홍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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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국을 보기 전에 축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축이란 이렇게 단수로 계속 몰아서, 결국엔 잡히는 형태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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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백 A처럼 축머리라는 것이 있는데. 이걸 B로 아까처럼 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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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몰 수 없는 형태가 나오기도 합니다. 기초 중에 기초이기 때문에 프로는 마가 끼지 않는 이상 헛깔릴 일이 없습니다.
 
자세한건 출처의 링크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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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국은 이세돌이 3단 시절에 둔 대국입니다. 사실 이세돌은 승단 시험을 안 봤기 때문에 저단 시절이 좀 길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원에서 이세돌을 위해 세계대회 우승 3단 승단, 준우승 1단 승단이라는 규칙을 걸자, 이세돌은 6개월만에 세계 대회 우승 2번, 준우승 1번의 성적을 거둬 9단을 걸어버렸죠.
 
제가 첫버전에서는 흑이 망한 형태라고 잘못된 정보를 줬는데요. 이 정석에 대한 이해가 덜 되어있어서 한 잘못된 정보였습니다. 일단 검은 동그라미 안의 흑돌은 죽은 것은 맞습니다. 다만 검은 동그라미 안의 흑돌을 이용해서 흰 동그라미 쪽의 세력을 쌓는 '정석'입니다. 백은 실리, 흑은 세력을 얻는 거죠. 다만 이 형태는 백의 실리가 크다고 판명나긴 했고, 흑의 세력도 다루기 힘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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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우하귀 정석에서 한 수 더 두는 것이 정석인데, 이세돌은 갑자기 좌상귀에 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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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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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동그라미 친 것이 아까 말했던 축 형태입니다. 그리고 흰 동그라미가 백의 축머리가 되는거죠. 보통의 생각이라면 검은 동그라미의 축은 몰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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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갑자기 몰았습니다. 참고로 안돼는 축을 한번 몰 때마다, 실패시 입는 피해는 7집 정도 된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이세돌의 대 실수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철처히 계산된 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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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73에 백 74는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저렇게 안 하면 검은 동그라미 안에 있는 죽었던 흑돌은 다 살고, 백돌은 다 죽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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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때 바둑 역사상 최고의 묘수라고 불릴 수 있는 수가 나옵니다. 이세돌은 그 후로 흰 동그라미 안에 있던 축을 몰아, 축을 살려주는 대신, 검은 동그라미 안의 백돌을 전부 잡아버립니다.
 
혹시 어느 분들은 그냥 흰 동그라미 안의 백돌을 죽이는게 좋지 않았냐는 분들이 있을텐데요. 당시 흰 동그라미가 잡히는 거랑 검은 동그라미 안의 백돌이 잡히는 거랑 가치가 비슷했기 때문에 버리지를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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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다 검은 동그라미 안에 있는 곳은 백집도 아닌 흑집도 아닌 빅이 되어 버리면서 흑에게 더욱 유리하게 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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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든 패를 하며 버티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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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쉽게 처리하고, 검은 동그라미를 그대로 집으로 만듬으로서, 홍장식이 돌을 던지게 됩니다.
 
그 후로 이 대국은 두고두고 회자 되면서 2003년 올해의 기보에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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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을 많이 받으면 다음 편이 나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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