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못이 이번대국 보면서 느낀점은
로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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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1 16:52
저는 바알못입니다.
이번 대국은 워낙 관심이 뜨거워서 인지 여러 방송사에서
중계 중간중간에 바둑에서 포석?을 설명하는 용어들을 설명해 주시더군요. 매우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았습니다.
어깨를 집는다, 모자를 씌운다, 발이느리다, 들여다본다 와 같은 표현들이 참 재밌었습니다. 돌을 놓는 사람의 의중을 꿰뚫어 보는 직관이 담긴 표현들에서 바둑판은 사람사는 곳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의문이 들더군요.. 정말 알파고가 이런 표현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까지 이해 할 수 있는가??? 과연 알파고가 상대의 어깨를 짚었을까??? 바둑을 중계하는 프로기사 분들도 알파고가 둔 수들을 분석하며 때로는 '의미를 모르겠다 ' 거나 '이런 수를 둘 줄이야.. 소름돋는다 신의 한수였다'와 같은 말씀을 하시며 무섭다라는 표현 까지 하시더군요..
하지만 이지점이 바둑을 대하는 인간과 알파고의 극명한 인식 차이가 있는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알파고는 상대가 놓은 돌의 위치를 읽고, 다음수를 둘때 수 많은 계산 과정을 거쳐 승리의 확률이 가장 높은 지점에 돌을 놓는다고 하더군요.. 그럼 알파고의 신의 한 수는 , 단지 엄청나게 빠른 계산이 내 놓은 가장 승률이 높은 위치값들의 연속들 중 한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상대의 '의표를 찌르거나' '전투를 준비하는' 등의 의도적 포석이 아닌 cpu1202대가 분석한 숫자 데이터에 의거한 다분히 가치중립적인 수순이 아니었을까요??
사람들은 어떻게든 포석에 담긴 다양한 의미와 직관이라는 것에 대해 분석하려 하지만 결국 알파고가 돌에 담는 의미는 승리 뿐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