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박성현 "부담감 쌓여있었다, 바보같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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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 박성현 "부담감 쌓여있었다, 바보같은 일"

좋은연인 0 126 2017.06.01 10:43

LPGA '볼빅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박성현이 생애 첫 LPGA 우승 사냥에 나선다.

'슈퍼 루키' 박성현(24 KEB하나은행)은 지난 5월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34야드)에서 끝난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2번째 대회 'LPGA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한화 약 14억6,000만 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우승자 펑샨샨(중국)에 아깝게 1타 차로 준우승을 기록한 박성현은 자신의 LPGA 최고 성적 타이 기록을 작성한 것에 만족했다. 박성현은 LPGA 비회원이었던 지난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2위, 2015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공동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엔 볼빅 챔피언십 전까지 3위(HSBC 위민스 챔피언스)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박성현은 31일 뉴스엔에 "많이 아쉽다. 지나고 보니 3라운드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고 볼빅 챔피언십을 돌아봤다.

이어 박성현은 "3라운드 한 타가 아쉽다. 그렇지만 퍼팅에 대한 문제점을 알아냈기 때문에 중요한 라운드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볼빅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LPGA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이상하게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공동 4위로 밀려났다. 최종 라운드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으며 분전했지만 펑샨샨과 1타 차이를 극복하지 못 했다.

박성현은 대회 2라운드에서 18개 홀 중 16개 홀 그린에 볼을 올려놨는데, 원 퍼트로 버디를 8개나 잡아내며 뛰어난 퍼팅감을 선보였다. 보기는 단 한 개였고, 퍼트 수는 27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퍼트 수가 30개를 웃돌면서 불안감이 나타났다.

박성현은 "3라운드 때 퍼팅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왜 2라운드와 퍼팅 느낌이 다른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고민한 끝에 어드레스의 머리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경기 도중 수정했고 그 뒤로는 나의 스트로크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박성현은 최종 라운드에서 다시 퍼팅이 살아났고 공동 4위에서 공동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실, 박성현에게 다소 부족한 점은 퍼팅이라고 많이 지적돼왔다. 274.77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며 장타 부문 2위에 랭크된 박성현은 그린 적중률도 70.05%로 이 부문 10위에 올라 있다. 아이언 샷이 아주 정확한 편이다. 그에 비해 평균 퍼트 수는 53위(29.53개), 그린 위 퍼트 수는 33위(평균 1.77개)로 샷에 비해 다소 떨어져 있다.

이에 박성현은 "사실 퍼팅을 정말 못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잘 되는 날, 안 되는 날의 차이가 크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볼빅 대회에서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아낸 점이 소득"이라고 말했다.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승, 상금왕, 최저 타수상 등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한국 투어의 1인자였던 박성현은 비회원으로 출전한 LPGA 7개 대회에서도 메이저 준우승을 포함해 6차례 톱 13에 올리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때 LPGA 투어에서만 벌어들인 상금이 약 68만 달러(한화 약 7억6,000만 원)로, 이는 당시 LPGA 상금 랭킹 2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비회원이 LPGA 상금 랭킹 40위 안에 들면 회원으로 전환이 될 수 있었고, 박성현은 2017시즌 LPGA 투어 풀 시드권을 획득하며 슈퍼 루키로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2016년 여자 골프 화제의 인물 중 한 명이었기에 올 시즌 박성현을 향한 기대감은 날로 커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박성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뛰어난 능력치를 갖고 있음에도 많은 걱정을 하는 경향이 있는 박성현에겐 이런 기대들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박성현은 "첫 대회(HSBC 위민스 챔피언스)부터 시작해서 '킹스밀 챔피언십'까지 혼자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부담감이 계속 쌓여 있었다. 바보 같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볼빅 챔피언십부터는 모든 걸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생각을 비우자 공동 2위라는 좋은 성적이 따라왔다. 하지만 박성현은 여전히 LPGA 첫 우승이 목마르다.

박성현은 변화를 모색했다. 박성현 매니지먼트사 측은 볼빅 챔피언십이 끝나고 박성현이 데이비스 존스 캐디와 새롭게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스 캐디는 최나연과 2015년 LPGA '코츠 골프 챔피언십' 우승을, 전인지와 2016년 LPGA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합작한 바 있다. 박성현의 장타와 공격성 등의 장점을 더욱 끌어올려 줄 캐디라는 평가다.

박성현은 오는 3일 개막하는 '숍라이트 LPGA 클래식'부터 존스 캐디와 함께 LPGA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 5월19일 개막한 '킹스밀 챔피언십'부터 오는 8월6일 끝나는 '리코 브리티시 여자 오픈'까지 LPGA 투어는 12주 연속 대회라는 지옥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 12주 안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 오픈', '리코 브리티시 여자 오픈'까지 메이저 대회도 3개나 포함됐다.

3월 LPGA 첫 대회를 시작한 이래 9개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한 박성현은 "지금까지 3개 대회 후 한 주씩 쉬는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전혀 힘든 감이 없다. 오히려 한국 투어 뛸 때보다 쉬는 주가 많아졌기 때문에 쉽게 지치진 않을 것 같다"며 "지금까지 스케줄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지금의 일정대로 소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성현은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하는데 우승을 바라보며 열심히 하고 있으니, 곧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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