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이 밝힌 진심과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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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이 밝힌 진심과 각오

좋은연인 0 108 2017.05.27 10:14
여자부 리베로 최초 FA 2억원 돌파

 "흥국생명 김해란 입니다." 

26일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훈련장에서 만난 리베로 김해란(33·흥국생명)은 어색한 듯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한국-태국 올스타전 출전을 위해 김연경(페네르바체), 김수지(IBK기업은행), 배유나(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등 V리그 동료들과 기업은행 훈련장에서 지난 24일부터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다.

오프시즌 관심사였던 김해란의 행선지는 결국 흥국생명 이었다. 김해란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박미희 감독 등 흥국생명 관계자들을 만나 연봉 2억원 등 3년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이번이 4번째 FA였던 김해란은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팀을 옮겼다. 2015년 임명옥(도로공사)과의 트레이드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팀의 잔류와 이적을 두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다만 이번이 마지막 FA고, 내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에서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지난 16일 인삼공사 숙소가 있는 신탄진에 가서 옛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인사를 전하고 짐을 뺐다. 김해란은 "이적할 때 마음이 걸렸던 것은 (인삼공사)동생들을 떠나야 한다는 점이었다. 다 같이 많이 울었다. 서남원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했다. 이젠 새로운 팀으로 갔으니 '흥국생명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이번 이적으로 여자 프로배구 리베로 연봉의 새 역사를 썼다. 종전 IBK기업은행 리베로 남지연(1억5000만원)을 넘어 처음으로 2억원을 돌파했다.

김해란은 "프로는 연봉이 자존심이고, 자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돈을 보고 갔다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를 당하는 리베로의 자존심을 세우고 싶었다. 앞으로도 리베로를 하는 후배들이 더 좋은 대우와 조건 속에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FA시장에서도 리베로들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김희진(IBK기업은행·3억원), 김수지(기업은행·2억7000만원), 박정아(도로공사·2억5000만원) 등이 2억원 이상의 고연봉에 도장을 찍었지만 국가대표로 손꼽히는 나현정(GS칼텍스·1억1000만원)이나 김연견(현대건설·9000만원)의 인상폭은 크지 않았다.

김해란은 다음 시즌부터 핑크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아직은 모든 게 어색하다. 

그는 "혼자서 계속 '난 흥국생명 김해란이다'라고 되새기고 있다. 25일에 선수들을 처음 보긴 했는데 아직 훈련을 함께 하지 않아서 어색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란은 박미희 감독이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는 "밖에서 봤을 때 흥국생명은 수비가 좋았던 팀이다. 수비적인 부분 외에도 팀을 끌어 줄 수 있는 고참이 필요해서 날 데려가신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은퇴와 현역 생활 유지를 두고 고민했던 그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에게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해란은 "사실 35세가 마지노선으로 보고 은퇴 후 출산해야 한다는 고민이 컸는데, 남편이나 시댁에서 이해해 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흥국생명과 3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오직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김해란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했던 팀이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다시 정상에 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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