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67위)이 프랑스오픈 32강에서 8번시드 니시코리 케이(일본, 9위)에게 5-7 4-6 7-6(4) 6-0 4-6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상대는 세계 9위 니시코리였다. 정현은 비록 패했지만 잘 싸웠다. 첫 세트와 두 번째 세트를 내준 정현은 위기에 몰렸지만 그대로 주저 앉지 않았다. 정현은 강한 정신력을 발휘해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 번째 세트를 따냈다.
힘을 얻기 시작한 정현은 네 번째 세트에서 내리 3게임을 획득하며 니시코리를 압박했지만 네 번째 세트 초반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굵어지면서 경기는 다음 날로 미뤄졌다. 분위기를 가져온 정현에게는 반갑지 않은 비였다.
이후 4일 재개된 32강 네 번째 세트에서 정현은 니시코리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베이글 스코어로 네 번째 세트를 획득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니시코리의 탄탄한 스트로크와 노련한 경기 운영에 밀려 지고 말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몇 차례 실수한 것도 아쉬웠다.
정현은 "니시코리는 공 구질이 무겁고 타이밍도 빨라서 경기 초반에 정신이 없었다"면서 "마지막 세트 초반에 기싸움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수 차가 벌어졌던 게 아쉬웠다. 또 마지막에 따라 잡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우천으로 경기가 지연된 점에 대해서는 "어제 경기를 이어했으면 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답했다.
정현은 마지막 다섯번 째 세트 니시코리의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더블 폴트로 다소 쉽게 포인트를 잃어 승리를 내줬다. 이에 대해 정현은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조금 긴장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니시코리는 세계 톱10 선수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다.
정현은 "케이와 대결을 펼치게 돼 매우 영광이었다. 다음 날을 고대하겠다"면서 "니시코리는 자신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번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정현의 얼굴에는 아쉬움보다는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이 보였다. 정현은 "이번 대회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이번 프랑스오픈은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정현은 이제 시즌 세 번째 그랜드슬램인 윔블던을 준비한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기술적인 부분도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피지컬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톱랭커를 상대할 때의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도 좋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정현은 향후 일정에 대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윔블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