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직(25·전남연맹/LG유플러스)이 ‘2017 쓰리쿠션 포르투월드컵’ 우승으로 한국당구 에이스로 부상한데 이어, 조명우(19·한체대)가 세계 최고 당구클럽에 입단했다. 한국 당구계로서는 연이은 낭보다.
조명우는 지난 10일 끝난 ‘2017 3쿠션 포르투월드컵’을 통해 포르투갈의 종합스포츠 클럽 FC포르투로부터 멤버십 카드를 받았다. 이는 FC포르투 소속 당구선수로 정식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FC포르투 당구팀(3쿠션)은 세계 당구계를 호령하는 ‘4대 천왕’중 다니엘 산체스(현 세계 1위), 딕 야스퍼스(2위), 토브욘 브롬달(6위) 등 3명이 소속해 있는 세계 최강 당구 클럽이다.
한국 당구선수의 유럽리그 진출은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호스터에크에서 활약했던 김행직(전남연맹‧25)과 강인원 이후 세 번째다.
김행직은 성인 무대에 알려지기 전 독일로 가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반면, 조명우의 FC포르투행은 이미 성인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입단했다는 점이 다르다.
얼마전 끝난 ‘3쿠션 포르투월드컵’대회 주최자인 FC포르투가 세계 21위로 시드권밖인 조명우를 와일드카드로 선정, 본선 32강에 직행하게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FC포르투는 세계적인 종합 스포츠클럽이다. 축구팀은 포르투갈 3대 클럽으로 유럽 축구계의 강호로 꼽힌다. 특히 우수한 선수를 발굴, 유명 구단에 비싼 값에 이적시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챙겨 ‘거상(巨商)’으로 불리기도 한다. 페페(레알마드리드·당시 이적 기준) 데쿠(FC바르셀로나) 히카르두 카르발류(첼시) 헐크(제니트) 하메스 로드리게스(모나코)가 대표적인 성공 상품이다.
FC포르투는 축구 팀외에 핸드볼, 농구, 하키, 복싱, 수영, 장애인 스포츠, 당구 등 다양한 종목별 클럽도 운영 중이다. 특히 FC포르투는 팀 축구장 안에 주니어 당구선수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만들어 놨을 정도로, 당구팀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FC포르투가 조명우를 스카우트한 것은 그의 발전가능성 때문. 이제 19세인 조명우는 2016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주니어무대에선 전세계를 통틀어 독보적인 선수였다. 성인 무대인 지난 4월 룩소르월드컵 3위에 오르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이다.
이에 따라 당구계에서는 조명우를 김행직에 이어 ‘한국 당구계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 첫 번째 선수로 꼽고 있다.
FC포르투는 그 이상을 노리고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세계 1위인 산체스를 이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겠다는 것.
FC포르투측은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조명우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우진 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 부위원장은 “FC포르투는 역사가 100년이 넘는 최고의 당구 클럽으로 조명우의 입단은 한국당구계의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조명우는 “세계적인 팀에 입단하게 돼 신기하고 기쁘다”며 “한국 대표라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선배들을 잇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