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말이 씨가 되는 것일까?
전혀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와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의 복싱 대결이 성사된 것만큼 이들을 둘러싼 여러 행보가 마치 급물살을 타듯 진행되고 있다. 양 선수가 SNS 상에서 서로 "8온스 글러브로 맞붙자"며 던진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네바다주체육위원회는 17일(이하 한국시각)에 오는 27일 펼쳐지는 메이웨더 대 맥그리거의 복싱 경기에서 10온스 글러브가 아닌 8온스 글러브의 사용을 일회적으로 허가한다는 승인을 내렸다.
이야기는 2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기의 복싱 대결을 홍보하기 위해 월드투어를 거듭하며 SNS 상에서도 설전을 벌이던 중 메이웨더는 지난 3일 맥그리거를 향해 "8온스 글러브로 싸워도 상관 없다. 그게 더 편하다면 얼마든지 내가 양보할 용의가 있다.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게 만들어주마"라며 도발했다.
네바다주체육위원회는 복싱 경기에서 147파운드 이상의 체급은 10온스 글러브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가 열리는 체급은 154파운드. 따라서 둘의 복싱 대결은 규정에 의해 10온스 글러브가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활동해온 맥그리거는 4온스의 얇은 오픈핑거 글러브를 사용해왔다. 이를 두고 메이웨더가 자신의 기준에서 복싱 초보인 맥그리거에게 유리한 시합을 만들어주겠다며 도발하고 나선 것.
실제로 당시 이들의 발언은 경기의 흥행을 위한 트래시토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차 진지하게 진행됐다.
결국 양 선수는 17일 네바다주체육위원회에 출석해 8온스 글러브로 경기를 진행하려는 이유에 대한 진술을 모두 마쳤다.
이에 네바다주체육위원회는 "체급에 의해 결정되는 글러브의 사이즈 규정에 특별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들 들어 8온스 글러브 사용을 승인했다. 트래시토크로 시작한 이야기가 현실로 벌어지는 데는 고작 2주에 불과했다.
한편 이같은 결정을 두고 안토니 마넬 의장은 분노를 표했다.
마넬의 대변인은 "양측의 요청들이 나를 화나게 만들고 있다. SNS 이슈를 위해 네바다주체육위원회가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그저 티켓을 판매하기 위해 SNS를 자극하고 쓸데 없는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