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이기흥회장 "폼만 잡고 다니는 IOC 위원 되고 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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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이기흥회장 "폼만 잡고 다니는 IOC 위원 되고 싶지않다"

좋은연인 0 119 2017.07.22 18:10

- 단도직입적으로 왜 이기흥이 IOC 위원이 돼야 하나.

"나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올림픽 선수단장을 모두 맡았다. 전국체전 위원장으로 5년 동안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체육 환경과 선수의 처지 및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각국 NOC들은 스포츠와 올림픽을 통한 사회 통합에 기여할 책무가 있다.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뒤 IOC에서 발표한 올림픽 아젠다 2020(Olympic Agenda 2020)에 기반한 'KSOC 아젠다 2020(아젠다 2020)'을 마련해 통합 정신과 책무를 구현하고자 했다. 현장과 실무를 동시에 잘 아는 체육인으로, 폼만 잡고 다니는 IOC 위원은 되고 싶지 않다."

- IOC 위원 투표 진행 과정과 향후 유세 계획은.

"원래 오는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OC 총회 전체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야 IOC 위원으로 선출된다. 그런데 일정이 촉박해서 투표를 내년 2월 평창으로 넘겼다고 들었다. 후보들을 검토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 같더라. 집행위원회에 자기소개서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등을 담은 레터를 보냈고, 각종 총회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세할 예정이다."

- IOC 후보 과정이 '자천'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여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유는.

"IOC 위원 후보로 나서는 과정은 국가적 이익 측면에서 조용하게 추진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느 한 나라가 IOC 위원에 입후보해 당선이 되면 어느 다른 나라 후보는 탈락하는 것이다. 무조건 소문 낼 일만은 아니라는 대전제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또한 IOC 위원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의 후보가 많다면 여론화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IOC 입후보는 처음부터 NOC 자격을 갖춘 4명만 등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분들이 고사해 후보가 된 것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체육회장인 이 회장과 NOC 부위원장인 김성조(59) 한국체대 총장,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 회장 그리고 최문순(61) 강원도지사만 IOC 위원으로 입후보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세 사람이 모두 후보로 나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이 회장에게 입후보를 권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나에게 주어진 것은 '나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문제뿐이었고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이사회가 체육회장에게 IOC 위원 후보 추천 권한을 위임했는데 그 '이사진이 이 회장 측근'이란 말이 많다.

"사실과 다르다. 이번 이사진을 구성할 때 총 다섯 가지 원칙과 기준을 뒀다. 우선 45~55세의 젊고 참신한 이사진으로 채우되 영남과 호남, 수도권 인사까지 고루 지역 안배를 하기로 했다. 또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전문 체육 분야로 3등분했으며, 동시에 여성을 20% 채우도록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IOC 규정에 따라 올림픽 종목이 과반이 되도록 배치했다. 이 다섯 가지 기준으로 42명을 뽑으려면 측근으로 채워 넣을 수 없다."

이 회장은 "이번 이사진은 통합과정에서 소외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생활체육 분야 인사를 더 많이 배려했다"며 "오히려 엘리트 분야에서 '서운하다'는 표현을 할 정도였다. '그냥 우리끼리 나눠 먹자' 식의 운영은 부패한 과거 세력의 방식"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솔직하다'는 주변의 평가가 있는데도 '적'이 많은 것 같다.

"리더가 좌고우면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래서 상대방과 나의 의견이 다를 경우 교집합을 찾고 확장시켜야 하는 것이다. 어떤 논의가 시작되고 결론이 나오면 반드시 하고 마는 성격이다. 단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다. 반드시 구성원과 논의를 거치고 절차에 따라 합의가 됐을 때 실행한다. 내가 회장으로 선출된 뒤 대한체육회의 자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관 33개를 모두 뜯어고쳤고 IOC로부터 승인을 받는 동시에 '아주 좋다(Absolute Fine)'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관을 고치다 보면 여러 관계들이 충돌하면서 시끄럽고 갈등이 생기고 나를 욕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누가 나를 욕하는 것도 그 사람의 자유이니 존중한다."

- 대한체육회장 선거 당시 '부실 선거인단 명부' 문제로 당선 무효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소송은 나를 상대로 건 것이 아니라 당시 그 명단을 작성한 대한체육회와 정부를 상대로 낸 것이다. 그런데 내가 당선이 되니 대한체육회에 걸린 소송이 마치 이기흥 개인에게 건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나 역시 똑같은 부실한 명부로 선거를 치렀고, 많은 핍박을 받았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날마다 일정을 체크해서 (유세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이 회장은 국정농단의 중심인 최순실의 측근 김종 전 문회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대립각을 세운 대표적인 인물이다)

- 수영연맹의 내분이 심각하다. 전 수영연맹 회장 출신으로 '갈등을 만든 당사자'라는 비난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통합 과정에서 통합 위원장을 내가 맡았다. 당시 정부가 잘못된 결정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이로 인해 내가 회장을 맡았던 대한수영연맹이 압박을 받은 부분이 있었고. 작은 일도 크게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선수 은퇴 뒤 사회 진출이 활발하지 않다 보니 수영연맹과 관련한 일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일부가 있다. 새 수영연맹 회장을 모셔야 하는데 쉽지 않다. 수영연맹 회장은 후원금 명목 등으로 사재를 넣을 수밖에 없다. 후원 능력이 있고 갈등을 봉합할 분이 부족하다."

- 평창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진행이 더디다. '문재인 정부'의 단일팀 의지 발언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도 있는데.

"남북 단일팀이라는 것이 상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상대방도 허락하고 답을 줘야 그다음 단계에서 논의가 되는 것인데 아직 기다리는 중이다. 정치적 문제도 섞여 있어서 IOC를 통해 요청하고 있다. 현 정부로 인해 단일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없다. 평화 올림픽을 위해 과거부터 IOC에 부탁해 왔던 사안 중 하나다."

- 요즘 무슨 생각을 많이 하는가.

"이 세상이 참 다양한 사람과 생각으로 차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통합을 위해 역량을 모으지 않는다면 미래 사회에 문제가 있겠다 싶다. 이럴 때일수록 다양성을 존중하고 논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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