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회에서 포상 선수 선정, 포상금 규모 정하고도, '문체부 감사 기간' 이유로 포상식 취소한 빙상연맹. 빙상계 "문체부 감사는 핑계, 빙상연맹 고위층이 대중의 시선에 노출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
- "우린 부끄러운 일 한 적 없다. 나쁜 짓 한 것도 없다. 이게 다 왜곡된 여론 때문"이라고 주장했던 빙상연맹. 하지만, 회장사인 삼성 앞에선 입도 뻥긋하지 못하는 현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보다 포상금을 상향 조정했다.”
빙상연맹은 왜 포상 시상식을 취소한 것일까
이사회에서 당당했던 빙상연맹 수뇌부 “우린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하지만, 삼성 앞에선 입도 뻥끗하지 못하는 현실
과연 사실일까. 빙상연맹 회계 관계자는 8일 엠스플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총 포상금 중에서) 삼성 후원금이 얼마 들어갔는지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라면서도 “저희(빙상연맹) 자체에서 나간 돈”이란 말로 삼성 지원금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왜 빙상연맹은 회장사인 삼성으로부터 단 한 푼도 포상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일까. 김 회장이 이사회에서 직접 한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협회장으로서 굉장히 조금 송구스러운 게, 올림픽 끝나면 회장사에서 격려금을 조금 더 보태가지고 많이 줬으면 좋겠는데. 제가 지금 회장사 회사(삼성) 찾아가지고 돈 좀 달라는 소릴 입에도 올리기 힘든 상황이 돼가지고…”
이 이사회에서 김 회장을 비롯한 빙상연맹 이사들은 반성과 개혁 대신 ‘우린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별로 없다’, ‘우린 나쁜 짓 한 게 없다’ ‘법과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바꾸자’는 적반하장식 목소릴 냈다. 이 내용이 엠스플뉴스 보도로 알려지면서 빙상팬들의 공분을 샀다.
‘부끄러운 일을 한 적도, 나쁜 짓을 한 것도 없다’며 그토록 당당했던 김 회장은 왜 회장사인 삼성 앞에선 입도 뻥긋하지 못했던 것일까.
빙상연맹의 이사로 있던 A 씨는 “김 회장과 빙상연맹은 빙상 발전이나 갖가지 논란을 종식시킬 내부 개혁이나 변화보단 ‘섬성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삼성이 회장사가 된 후, 한 번도 바뀌지 않고 20년 넘게 유지해온 일관된 자세”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 회장과 부회장, 이사들이 빙상연맹 이사회에선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 이게 다 왜곡된 여론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분들도 자기들 주장이 외부에서 봤을 땐 ‘비상식적 주장’이란 걸 잘 알았을 거다. 그래서 김 회장도 삼성에 찾아가지 못한 이유로 ‘입에도 올리기 힘든 상황’이란 표현을 썼을 거다.
삼성으로부터 포상 지원금을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회장사인 삼성이 포상 지원금을 반드시 내란 법도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빙상을 바라보는 현 빙상연맹 수뇌부의 시각이다. 김 회장과 빙상연맹이 빙상팬, 선수, 지도자, 선수 부모, 빙상인들을 삼성 대하듯 눈치도 보고, 존중도 했다면 지금처럼 전국민으로부터 최소한 ‘빙X연맹’같은 비아냥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도 여전히 '시간이 흘러 모든 사안이 조용히 덮혀지기만을 바라는' 빙상연맹을 볼 때마다 삼성은 세계 초일류 기업일지 몰라도, 삼성이 회장사인 빙상연맹은 '세계 최하류 스포츠단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빙상계가 개혁되려면 삼성부터 결단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