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만 기다렸다!' 리벤지 통해 성장한 파이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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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만 기다렸다!' 리벤지 통해 성장한 파이터들

좋은연인 0 116 2017.05.25 10:09
패배는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는다. 항상 승패의 갈림길에 놓이는 파이터들은 더욱 그렇다. 패배 후에 좌절하고 그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패배를 발판삼아 통쾌한 복수를 꿈꾸며 더욱 노력한다.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1·팀강남/압구정짐)은 패배를 발판삼아 더욱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다. 권아솔은 2007년 스피릿MC에서 ‘크레이지광’ 이광희를 만났다. 결과는 권아솔의 충격적인 KO패. 5개월 만에 이광희와 다시 만나 복수를 노렸지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또다시 TKO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충격적인 두 번의 패배 이후 권아솔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일본 HEAT, GLADIATOR, DEEP 등 다양한 단체에서 경험을 쌓아 나갔고 점점 강해졌다.

ROAD FC에서 데뷔한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 권아솔은 2014년 8월 ROAD FC 017에서 쿠메 타카스케를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의 자리까지 올랐다.

첫 번째 타이틀 방어전에서 권아솔은 운명의 장난처럼 이광희를 만났다. 경기는 권아솔이 원하는 대로 흘러갔고, 결국 타이틀을 지켜냈다. 권아솔이 그동안 얼마나 완벽하게 복수전을 준비해왔는지 여실히 증명한 순간이었다.

권아솔은 “리벤지 매치라는 것 자체가 워낙 부담감이 크다. 이광희 선수에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KO로 졌기 때문에 혹시나 질수도 있는 모든 원인들을 찾아 시합을 준비했다. ‘정말 죽자. 죽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합을 치렀고, 시합은 완벽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때의 심정을 털어놨다.

‘여고생 파이터’ 이예지(18·팀제이)도 최근 리벤지 매치에서 승리했다. 지난 3월 열린 ROAD FC 037 XX(더블엑스)에서 데뷔전 상대였던 ‘일본 격투 여제’ 시나시 사토코에게 압도적인 모습으로 완벽하게 복수에 성공한 것. 데뷔전 패배 이후 이예지는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성장해 나갔고, 결국 시나시 사토코라는 큰 산을 넘었다.

이예지는 “리벤지 매치라서 그런지 다른 경기보다 더 부담이 컸고 긴장이 됐다. 반드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시합 날이 다가오자 점점 초조해졌다. 시합 전날에는 ‘내가 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케이지에 올라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 긴장감이 싹 사라졌다. ‘무조건 한 번이라도 더 넘기고, 더 때려야겠다’, ‘복수라는 게 어떤 건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리벤지에 성공하고 나서는 너무 기뻤다. 너무나 큰 산처럼 느껴졌던 시나시 사토코 선수였는데 잘 이겨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더 성장하고 강해지겠다”라고 말했다.

체급까지 옮길 정도로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선수도 있다. 바로 ‘타격왕’ 문제훈(33·옥타곤짐)이다. 9승 9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문제훈은 어느 날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선수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 전적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렇게 많은 패배를 했다는 게 선수로서 너무 속상하더라. 그 패배들을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조금만 더 했으면 이길 수 있었을 텐데, 조금만 더 준비를 잘했으면 결과가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니 다시 승패를 되돌리고 싶었고, 되돌릴 수 있는 건 리벤지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나에게 패배를 안겨준 친구들에게 꼭 리벤지에 성공할 것이다”

문제훈의 첫 번째 타겟은 ROAD FC 플라이급 챔피언 송민종이다. 밴텀급에서 활약하던 문제훈은 송민종에게 복수하기 위해 플라이급을 병행할 뜻을 밝혔다. 지난 2월부터는 플라이급에서 활약하고 있다.

오는 6월 10일 XIAOMI ROAD FC 039에서 일본의 아사쿠라 카이와 맞붙는 문제훈은 승리와 함께 송민종에게 한 발짝 더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선수는 같은 날 리벤지 매치를 치르게 된다. ‘세기의 반칙녀’ 요시코와 맞붙는 천선유(28·팀파이터)다.

천선유가 요시코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월 열린 XIAOMI ROAD FC 036. 프로레슬링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폭행해 안면함몰 등 심각한 부상을 입힌 요시코의 종합격투기 도전으로 당시 많은 화제가 됐다. 요시코의 상대로 나선 천선유 역시 큰 관심 속에 경기를 치렀다.

천선유는 요시코의 엄청난 파워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그러나 요시코가 눈을 찌르고 머리채를 잡는 반칙을 저질렀고, 이후 천선유는 흥분하면서 조금씩 무너졌다. 요시코의 강력한 펀치에 쓰러진 천선유는 결국 TKO패로 ROAD FC(로드FC) 데뷔전을 마쳤다.

그로부터 4개월 만에 천선유는 복수할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많이 부족했던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며 더 독하게 시합을 준비하고 있다. 

요시코와 재대결을 앞둔 천선유는 “조금 빠른 감은 있다. 더 많이 준비해서 완벽하게 이기고 싶기도 하지만 기회가 왔으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울 거다. 한번 했던 상대고, 졌으니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물론 있다. 하지만 그 부담감 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지난번보다 긴장도 덜되고 자신 있다. 반드시 복수에 성공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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