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 선 김어준

시사

경기장에 선 김어준

Woolmen 0 1,084 01.17 21:44

경기장 밖 비평가는 꺼져라

 

지난 12월 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유시민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17371189676081.png

출처-<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시민 : 지금 총기난사범이 막 총을 쏘고 다녀요. 그래서 총을 뺏자고 하는 게 탄핵이잖아요. 그런데 (언론인들은) 뒤에서 이렇게 펜을 들고 이러는 겁니다. 저 사람 음주운전 전과 있는데... 쟤도 하자 있는 놈인데... 이런 거를 갖다 붙이고 있어요.

 

김어준 총수 : 다 꺼지라고 그래!

 

17371189679112.png

 

 

유시민 :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자기가 서 있는 모든 곳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힘을 모아야 해요. 팔짱 끼고 삐딱하게 고개 꼬고 앉아서 비평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유시민 작가의 말을 듣고 갑자기 퍼뜩 생각나는 한 구절이 있었다. 

 

17371189682598.PNG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1910년 연설 ‘경기장에 선 남자’ (the man in the arena)이다. 설명 집어치고 일단 한번 읽어보자.

 

「비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강한 선수가 어떻게 휘청거렸고, 잘하는 선수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 지적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인정받아야 할 사람은 ‘경기장에 선 남자’(the man in the arena)다. 

 

얼굴이 먼지와 땀, 그리고 피로 얼룩진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하는 남자, 매번 이길 뻔하다가 실수로 아깝게 이기지 못하는 남자, 그러나 이기기 위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남자, 그래서 열정과 투지를 가진 남자. 

 

이 남자는 잘되면 위대한 성과를 거둔 승리자로 남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 패배한다면, 적어도 위대하게 패배할 것이다.

 

그리고 승리도 패배도 겪어보지 못한 냉소적이고 소심한 영혼의 소유자들은, 결코 이 남자와 같은 자리에 설 수 없을 것이다.」

 

(의역을 좀 섞었다. 원문은 디킨슨 주립대 시어도어 루즈벨트 센터에 있으므로 한 번 읽어 보시라(링크))

 

17371189686974.PNG

하버드대 시절

복싱 선수로 뛰었던

젊은 시절 루즈벨트

출처-<하버드대 도서관>

 

복싱을 즐겼던 루즈벨트의 경험이 담긴 이 연설은 워낙 간지 폭풍이라서, 대통령 및 유명 정치인과 각종 스포츠맨이 자주 낭독하거나 인용하고 있다. 

 

17371189691009.jpg

출처-<연합뉴스>

 

17371189693842.PNG

르브론 제임스처럼

각종 용품에 

‘경기장에 선 남자(The Man in the Arena)’ 문구를

새기기도 한다.

출처-<게티이미지>

 

‘경기장에 선 남자’는 각종 강연에도 인용된다.

 

1737118969696.PNG

출처-<넷플릭스>

 

휴스턴대 교수 브레네 브라운은 2019년 넷플릭스에서 루즈벨트의 ‘경기장 위에 선 남자’를 소재로 자기 계발 강연을 했다. 브라운 교수는 ‘경기장에 선 남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7371189700248.PNG

 

브레네 교수는 이어 ‘경기장에 선 남자’에서 세 가지 교훈을 배웠다고 말한다.

 

“첫째, 경기장에 올라갈 거면 함께 올라가자. 피와 땀을 흘리겠지만 재미있을 것이고, 다른 용감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취약성은 나약함이 아니다.”

 

“그리고 셋째, 당신이 나와 함께 경기장에 설 게 아니라면, 나는 당신이 뭐라고 하든 관심 없다. 왜냐하면 당신네 비평가들은 경기장에 발 한번 들이지 않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내란 정국과 관련해 유시민 작가가 김어준 총수에게 “비평가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한 것을 보며, 루즈벨트의 연설을 떠올린다.

 

 

경기장에 선 남자, 경기장 밖 언론

 

지난 12월 3일 이후로 김어준 총수와 딴지 및 뉴스공장, 여론조사꽃은 계엄 정국 한 가운데에 섰다.

 

17371189703565.PNG

출처-<울산 MBC>

 

김어준 총수는 윤석열 내란수괴의 체포 대상으로 지목되어 몸을 피해야 했고,

 

17371189706669.PNG

출처- <겸손방송국>

 

딴지일보, 겸손방송국은 대한민국 언론사로서는 유일하게 계엄군의 타깃이 됐다(MBC, 한겨레, 경향신문도 딴지/겸손방송국과 함께 단수·단전 대상이었다고는 하나 계엄군은 안 왔으니까). 

 

이처럼 김어준 총수와 딴지일보, 뉴스공장, 여론조사꽃은 본의 아니게 계엄 정국의 직접 당사자이자 피해자가 됐다. 원하던 바는 아니었지만 ‘계엄 정국’이라는 경기장 위로 끌어올려졌다. 

 

그러나 경기장 위에 올라간 김어준 총수는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경기장 가운데로 올라갔다.

 

17371189710008.PNG

 

총수의 국회 ‘암살조’ 증언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이때다”하고 ‘김어준 때리기’에 나섰다. 

 

17371189713446.PNG

출처-<한겨레> 링크

 

17371189716759.PNG

출처-<매일경제> 링크

 

17371189719466.PNG

출처-<월간조선> 링크

 

민주당까지 싸잡아 팼다.

 

“일개 유튜버의 주장을 검증 없이 소개한 민주당은 사과하라!”

 

17371189723027.PNG

출처-<연합뉴스> 링크

 

그러나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김어준 총수의 ‘암살조’ 증언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17371189726072.jpg

1737118972814.jpg

 

언론은 불과 며칠 전, 총수의 말을 허구로 몰아가며 ‘김어준과 민주당 때리기’ 했던 것에 대한 사과는 당연히(?)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보도에 ‘단독’을 붙여 당당하게 태세 전환할 뿐이었다.

 

17371189730176.jpg

출처-

 

한국 언론은 경기장에 뛰어들 줄 모른다. 그럴만한 용기도 능력도 없다. 피와 땀을 흘릴 줄 모르고, 경기장 밖에서 뒷짐이나 쥔 채로 지적하고 비평하는 데만 최적화되어 있다. 그래서 ‘계엄 정국’이라는 중대한 상황에서도 남 이야기처럼 멀뚱히 쳐다보고, 김어준 총수를 “일개 유튜버” “음모론자”라고 ‘훈장질’하는데 여념이 없다.

 

대다수 언론은 자신들이 계엄군 점령 대상조차 아니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윤석열 내란수괴가 자기네들을 ‘가만 놔둬도 말 잘 듣는 딸랑이들’이라고 졸/라 만만하게 보고 봤다는 증거인데 말이다.

 

유시민 작가와 루즈벨트의 말처럼 비평가들은 늘 안전지대에서 말한다. 경기장 밖에서 선수의 실수를 지적하고, 전장 밖에서 전략을 논하며, 관중석에서 타인의 도전을 평가한다. 

 

하지만 ‘계엄 정국’이라는 초유의 국가 상황이라는 무대에서조차 도전을 미루는 대다수 언론은 결코 승리의 단맛도, 패배의 쓴맛도 모를 것이다. 루즈벨트의 말마따나 비평가들은 삶의 방관자로 남을 뿐이다. 그래서 ‘냉소적이고 소심한 영혼’을 가진 언론들은 영원히 ‘경기장의 남자’의 자리에 올라갈 수 없다.

 

이들 대다수 비평가 언론에게 해줄 말은 이것뿐일 것 같다.

 

17371189732553.PNG

 

“당신이 나와 함께 경기장에 설 게 아니라면, 나는 당신이 뭐라고 하든 관심 없다. 당신네 비평가들은 경기장에 발 한번 들이지 않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꺼지라고 해.”

 

 

경기장의 동료들과 함께

 

루즈벨트의 연설은 ‘경기장에 선 남자’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 글은 훨씬 긴 연설의 일부다. 루즈벨트는 대통령 퇴임 후 프랑스 소르본 대학을 방문해 연설했는데, 그때 했던 ‘공화국의 시민들’ (Citizenship in a Republic)이라는 긴 연설의 일부다. 프랑스 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이룩해 미국 독립을 도운 프랑스인을 루즈벨트가 찬양하는 연설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의 시민들은 계엄 정국이라는 경기장에 자발적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먼지와 땀 피로 얼룩질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서고 있다. 그리고 브레네 브라운 교수의 말처럼 힘들지만 재미있고 용감한 동료들을 만나고 있다.

 

17371189736334.jpg

출처-<아시아경제>

 

대한민국의 ‘공화국의 시민들’을 응원하며, 서두에 했던 유시민 작가의 말로 글을 마치겠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자기가 서 있는 모든 곳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힘을 모아야 해요. 팔짱 끼고 삐딱하게 고개 꼬고 앉아서 비평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지금 참언론은 결국 김총수를 비롯한 진보언론 뿐인 거라는 거.....

머리에 맑은 것만 넣자는 의미에서 딴지에서 퍼왔습니다.


[출처 : 오유-시사]

Comments

Category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163 명
  • 오늘 방문자 648 명
  • 어제 방문자 1,492 명
  • 최대 방문자 6,008 명
  • 전체 방문자 378,186 명
  • 전체 게시물 64,228 개
  • 전체 댓글수 0 개
  • 전체 회원수 55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