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처리수라고 부르는지 오염수라고 부르는지 뭐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 논쟁하는 것은 문제를 정치적으로 보는 문과생식 접근법임.
그 물을 무엇이라고 부르는가와 물의 상태는 무관함.
좀 길지만, '후쿠시마 원자로 연료봉 식히는데 쓴 바닷물을 알프스 처리한 물' 이라고 하겠음. 그게 그저 있는 그대로의 상황이기 때문임.
일단 후쿠시마 원자로 연료봉 식히는데 쓴 바닷물은 어떤 핵종을 함유하게 되는가?
그리고 여기에 함유된 핵종을 제거하는데, 어떤 장비가 있는가? 알프스가 최선인가? 더 높은 수준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장비는 없나?
(다른 장비)
또는 일단 후쿠시마 원자로 연료봉 식히는데 쓴 바닷물을 어디엔가 저장한 후 후쿠시마 상황에 따른 특화된 장비를 개발할 수 없는가?
(다른 방법)
같은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음.
왜 이런 문제제기부터 해야 하느냐면, 근본적으로 후쿠시마에서 벌어진 사고 과정이 어이없는 상황이었을 뿐 아니라, 그 수습 과정도 판단 오류의 연속이었기 때문이고, 또 현 상황은 결국 원자로 못쓰게 될까봐 초기에 바닷물 투입을 하지 않는 결과였기 때문임.
그리고 그 이후 대응과정에서도 일본 정부, 도쿄전력 어느 누구도 책임있게 나서는 사람이 없었음.
감추고 변명으로 무마하려는 일본 관료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을 뿐.
그러니 사람들은 후쿠시마 연료봉 식히는데 쓴 바닷물을 알프스 처리하여 버린다고 해도 똑같은 관점에서 보는 것임.
더 좋은 장비나 방법이 있는데도 비용이나 관료적인 관점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을 것이라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생물학적인 평가를 하려면, 실제 실험이 필요함.
원전사고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대부분 인류사에 유일무이한 사건임.
우리는 실험적인 시뮬레이션을 위한 시료를 다른 나라에서 구할 수도 없을 것임. 오로지, 멜트스루가 벌어지는 후쿠시마 연료봉을 식히는데 쓴 바닷물만이 가능함. 이 시료가 생물학적인 평가를 위해 마련되어야 함.
과학으로 이야기하려면 생물학적인 실험 데이터가 있어야 함. '삼중 수소가 붕괴하며 베타선이 얼마의 에너지를 만든다' 이런 건 의미가 없음. 그게 사람 몸속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가 관건이기 때문임. 하다 못해 쥐실험이라도.
1리터의 희석된 삼중수소를 마시는 것과, 바다와 대기환경에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생물학적인 축적을 통해 일상속에서 몸의 구성성분으로 치환되어 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임.
알프스 처리된 물은 삼중수소 뿐 아니라, 탄소 14나 스트론튬90도 존재한다고 함.
시료도 공개하지 않고 생물학적인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과학을 논하는 것은 신학이지 과학이 아님. 특히, 투명성을 담보하지 않으면서 과학을 거론하는 것을 '사기'라고 함.
일관된 실험에서 누구나 동일한 데이터를 나타낼 수 있어야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