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본 비평을 준비하던 즈음, 이영훈의 ‘환상의 나라’ 시리즈 2권이 출간되었다. 『호수는 어디에』라는 저서인데, 김제 벽골제가 담수호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근거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지리 감각이 환상 속의 중국을 한반도에 이입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내용은 차치하고, 필자가 눈을 의심했던 대목은 현대의 대중국관계에 대한 그의 서술이었다.
우리나라는 언젠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걸고 중국과 일대 대결을 벌일 것이 자명한데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후의 한 명까지 그 일전에 매진할 수 있겠는가 하는 탄식이었다.041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던 일본의 군국주의자, 한국전쟁 당시 좌익과 우익의 상호 혐오 감정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이런 사고와 발언이 21세기의 ‘자유민주주의자’를 자처하는 지식인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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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언급된 이영훈은 뉴라이트계의 대부죠.
그리고 저기서 이영훈의 책에 적힌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걸고 중국을 상대로 최후의 한 명까지 대결하자."는 모토는 예전부터 인터넷 등지에서 뉴라이트나 넷우익들이 줄기차게 주장하던 내용인데, 지금 윤석열 정권이 그 주장을 그대로 따라서 하고 있죠.
그런 이유로 저는 지금 윤석열 정권을 뉴라이트 정권이라고 봅니다. 뉴라이트쪽에서 오래 전부터 떠들던 주장을 국정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걸고 중국을 상대로 최후의 한 명까지 대결하자."? 이게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소리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느라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해외로 도망치고 남아있는 국민들은 하루하루 러시아군의 공격에 언제 죽을 지 몰라 공포에 떨며 살고, 군인들이 길거리에서 국민들을 강제로 징집해서 전쟁터로 끌고 가서 수십만 명이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포탄에 맞아 죽는 모습을 이 땅에서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 윤석열 정권이 멋대로 날뛰게 내버려 두면, 한반도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똑같은 비참한 전쟁이 난다는 두려움만 듭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