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년 전이었나...
예전에 없어진 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과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는데,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박근혜를 왜 뽑았는 줄 아느냐? 그건 바로 박근혜가 서민들의 삶을 잘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박근혜 욕하는 민주당 XX들이 무슨 일을 해봤느냐?
맨날 거리로 몰려나가 시위하는 거 말고 아무런 일도 안 해봤잖아?
그에 반해서 박근혜는 평생 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온 줄 아느냐?
그런 박근혜가 서민들을 얼마나 잘 챙겨주겠어?"
그래서 제가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박근혜가 도대체 무슨 일을 얼마나 열심히 했다는 겁니까?
새벽에 신문배달을 해봤나요?
공장에 들어가서 기계를 돌려봤나요?
백화점에 취업해서 직원이 되어봤나요?
편의점에서 일을 해봤나요?
식당에서 서빙이라도 해봤나요?
그도 아니면 무슨 공사장에서 막노동이라도 해봤나요?
평생 동안 공주처럼 손에 물 안묻히고 편하게 산 사람이 무슨 수로 서민들의 삶을 잘 안다는 겁니까?
또, 그런 사람이 얼마나 서민들한테 챙겨준다는 겁니까?"
그러자 그 사람은 얼굴을 붉히면서 마구 거친 말을 쏟아내더군요.
박근혜가 공주처럼 살았다니, 누가 그따위 헛소리를 지어냈느냐....
다 운동권 빨갱이 XX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다, 속지마라....
그 이후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쓰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로부터 대략 4년 후에 박근혜가 탄핵되고 구속되니까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엉엉 우는 소리를 하더군요.
"나라 곳곳에 죄다 좌빨들이 가득 차 있어서 박근혜가 억울하게 구속되었다, 빨리 태극기 들고 나와서 박근혜를 구출하자....."
그래서 제가 "그 따위 소리 할거면 두 번 다시 나한테 연락하지 말라"라고 화를 냈더니,
정말로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어떤 연락도 안 해오더군요.
근데 궁금한 건, 그 사람은 정말로 박근혜가 무슨 힘든 일을 해보고 살았다고 믿었던 걸까요?
제가 알기로 박근혜가 한 일이라고는 기껏해야 자기 아버지가 만들어준 재단 이사장 자리에 앉아있던 것밖에 없는데,
편의점 알바나 식당 종업원보다는 훨씬 널널한 꿀보직이 아닙니까?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