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느 분이 츠키야마의 돌솥밥 사건을 언급하시길래, 생각난 김에 가볍게 검색을 돌려봤습니다.
http://www.ddanzi.com/ddanziNews/506440467
[산하칼럼]MB 부부의 추억 : MB의 돌솥밥
대통령을 지낸 사람을 직접 대면한 건 처음이나 마지막이었다. 개인 감정이야 어떻든 악수를 할 때 두 손이 내밀어졌고 고개 각도는 상당히 가팔라졌다. 마침 후보의 건강이 화제에 올랐고 후보님 본인이 자전거 수십 킬로는 항상 탄다며 호언하시길래 자전거 운동 기구를 한 번 타 보십사 청했다. “어 어 그러지 뭐.” 자전거에 타고 페달을 밟으시는 모습을 열심히 찍는데 갑자기 이명박 후보가 비서를 부른다. 뭔가 했더니 나를 돌아보며 눈 작아지고 입은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셨다.
“스프레이! 땀 좀 내야 되지 않겠어요?”
아! 땀방울이 좀 맺혀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 아 이 무능한 PD의 게으름을 깨우치는 죽비같은 디테일. 번개와 같이 분무기가 전해졌고 이명박 후보는 ‘구슬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셨다. 뒤에 카메라 감독이 나한테 슬쩍 농담을 던졌다. “땀방울도 타이트로 찍어 놨어요.”, “의학 다큐 찍습니까 뭐.”, “그래도 후보가 직접 연출한 건데. 흐흐.” 권력이 무섭긴 무서웠다. 순간 어 그래야 되나? 하는 생각이 0.5초 스쳤으니까. 이내 카메라 감독에게 장난스레 빽 고함을 지르고 말았지만.
촬영 콘티를 들여다보는데 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돌솥밥. 아... 맞다. 김윤옥 여사의 아침 서비스라고 했지. 이 자상한 내조의 현장은 촬영의 주요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김승현씨와 식탁에서 토크를 진행하다가 김윤옥 여사가 아침상을 준비해 오셨다.
돌솥밥이 두 개. 아 여사님은 같이 식사 안하시나보다 하고 지켜보는데 어랍쇼. 돌솥밥은 하나, 하나는 찌개였다. 김승현씨와 이명박 후보와 김윤옥 여사가 같이 식사를 하는데 돌솥밥은 오롯이 이명박 후보 차지 아닌가. 계란 하나 낼름 부어서 반숙을 해 드시면서.
김승현씨도 어색했던지 밥그릇에 날계란을 부었다. 계란 프라이를 밥 위에 얹어먹는 건 몰라도 날계란을 밥 위에 뿌리는 건 매우 기묘한 그림이었다. 아니 돌솥밥 하나 더 없어요? 평소 같으면 바로 NG 내고 돌솥밥 하나 더 가져오라고 우렁차게 얘기했을 테지만 그게 또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나도 예비 권력 앞에 비겁했다. 참 맛있게도 드시고 “반찬 투정 안해요.” 자랑하고 계시는데 거기서 돌솥밥 하나 추가 부르짖으며 “손님 대접을 이렇게 하면 안되죠!” 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역사와 민족 앞에 사죄하고 싶다. 아울러 김승현 씨에게도... "돌솥밥 먹고 싶으셨을 텐데... 무능하고 소심한 PD가 모자라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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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https://www.google.com/search?q=이명박+돌솥밥
이걸 검색해보면 이런 게 걸려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7JzEiZ432U
출연진 중에서, 역시나 싶은 "것" 들이 보이네요.
돌솥밥 관련에까지 이렇게 분칠하는 걸 보면, 애잔한 생각까지 들 지경이네요.
역시는 역시입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