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31020/121757277/1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무역적자가 지난해 말 대비 크게 줄었지만, 전 세계 순위는 208개국 기준 200위까지 내려 앉았다. 지난해 북한을 지나쳐 180계단 내려앉은 데 이어 3계단 추가 하락한 셈이다.
20일 무역협회가 국제통화기금(IMF)자료를 인용한 국가별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1~6월 무역수지는 누적 264억6700만 달러(약 35조9157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IMF가 선정한 주요 208개국 중 200위다.
아프리카 주요국보다 순위가 낮은 것은 물론 북한(109위)보다도 순위가 낮다. 바로 위에는 방글라데시(184위), 이집트(194위), 오만(195위), 멕시코(199위) 등과, 뒤로는 필리핀(201위), 튀르키예(204위), 인도(206위) 등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역대급으로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477억8600만 달러(약 64조941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08개국 중 198위까지 밀려났다. 전년 18위에서 180계단 밀려난 셈이다.
올해엔 이보다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됐지만, 전세계적으로 무역수지가 더욱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세계 순위는 오히려 밀려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비 순위는 세 계단 추락하면서 200위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는 무역수지 순위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월별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4개월 째 무역수지는 4개월 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수입이 더 큰 폭 감소해 만들어진 ‘불황형 흑자’란 지적도 있지만, 지난달에는 2년 내 가장 큰 규모의 흑자란 점에서 점차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546억6000만 달러(약 74조643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수입은 16.5% 줄어든 509억6000만 달러(약 69조508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37억 달러(약 5조135억원) 흑자였다.
연내 수출 실적도 플러스로 전환한다면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째 여전히 감소하고 있지만, 수출 실적은 이전보다 호전된 분위기다. 지난달 수출 감소율이 4%대로 전월(-8.4%)에 이어 한자릿수를 이어갔다는 점에서다. 이는 월별 수출 실적이 감소세로 전환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겨울철을 앞두고 글로벌 에너지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에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수출 증가에도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된 사례가 있는 만큼, 수출이 개선되더라도 무역수지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연내 그 정도 수준까지 가격이 인상되진 않겠지만 예상보다 유가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무역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