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닭 시켜 먹었다가,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시게에 글씁니다.

시사

찜닭 시켜 먹었다가,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시게에 글씁니다.

새벽여명 0 45,880 03.17 15:44

저는 민주당의 불모지 경상북도에 살고있습니다.

경상북도 중에서도 한 번도 민주당 국회의원이 당선 된 적이 없는, 보수당이 득세하고 있는 작은 소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투표권을 가질 나이가 되고 나서야, 우리나라가 좌우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 손으로 뽑은 최초의 대통령이 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제가 뽑은 대통령 입니다.

가족들은 20여년의 저의 피나는 영업 끝에 보수에서 진보성향으로 지난 대선부터 바뀌었습니다.

경상도에 계신 분들은 다들 아실겁니다. 경상도에서 진보를 지지하는것이 얼마나 핍박이 많은지를.

친구고, 친척이고, 마음편히 정치 이야기를 꺼내본적이 없습니다.

항상 상대 정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나서야 같은 정치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만 가뭄에 콩나듯 정치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2024년도에도 이곳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며칠 전에 문득 반찬이 없어서 저녁에 가족들과 같이 먹으려고 찜닭을 한마리 시켰습니다.

요즘 치킨이 비싸서 자주는 못먹고, 가끔씩 시켜먹는 단골집입니다.

치킨집 사장님이 배달을 왔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쭈뼛쭈뼛 저를 쳐다봅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눈치였습니다.

아저씨는 대뜸 이렇게 말을 꺼냈습니다.

 

"제가 욕먹을 짓을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제가 이번에 조국 혁신당 당가를 자작곡으로 만들었는데, 주변 어르신들에게 엄청 욕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진영쪽 분들이 와서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곤, 명함을 한장 건네 주셨습니다. 거기에는 <음악하는 시골아저씨>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유튜브 주소가 나왔습니다.

"정치성향이 어떻게 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한번 들어 보시고 응원 해주세요."라고 겸연쩍은 듯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진보층입니다. 꼭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가벼운 미소를 머금고 목례로 인사 드렸습니다.

 

유튜브에 들어가보니 직접 배달 오셨을 때는 마스크를 항상 끼고 계셔서, 몰랐는데 4딸라 아저씨랑 많이 닮으셨습니다.(저만 그렇게 보인건지는 모르겠습니다 ㅋ)

조국 혁신당 당가가 있습니다. 평소 치킨집을 하시며 기타와 드럼연주를 취미로 하시는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사랑하는 아들이 살아가야 할 나라에(아드님이 있으신거 같습니다), 조국가족들이 권력에 맞서다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을 보고, 힘을 실어 주고자 노래를 만드셨다고 영상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작곡이 힘차게 흘러 나옵니다.

평범한 가사와 멜로디지만 가사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힙니다. 멜로디가 군가나, 행진곡 같이 웅장하고 힘이 넘칩니다. 

중년을 넘겨 노년으로 향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가, 자식들이 살아갈 나라를 걱정하면서 뱉어 내는 가사하나 하나는, 그 진정성과 절절함이 묻어 나옵니다. 

그리고 뭔가 하나가 더 북받쳐 올랐는데, 그것은 외롭고 고독한 진보진영의 불모지 경상도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지가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이 감정은 대구,경북 분들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너무나 가슴이 끓어 올라, 오유분들과도 함께 그 노래를 들어보고자, 처음으로 시게에,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혹시나 유튜브 링크를 올리는 것이 오유에 누가 된다면 자삭하겠습니다. 

하지만 경상도에서도 용감하게 용기를 내신 사장님께 작은 응원 한마디라도 보태주신다면, 저도 더불어 힘이 날거 같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거때 마다 단 1%라도 더 진보가 승리할 수 있게 저도 제자리에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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