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6자 대독 입장’ 윤 대통령, 총리 인선부터 반성·진정성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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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6자 대독 입장’ 윤 대통령, 총리 인선부터 반성·진정성 보

hsc9911 0 72,300 04.13 15:57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내놓은 총선 결과 입장문은 매우 미흡했다. 전체 56자에 불과한 입장문에는 민심의 파고에 직면한 대통령의 절박함, 성찰이 안 보인다. 그마저 이관섭 비서실장을 시켜 대신 읽게 했다. 상황의 심각성과 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우려스럽다.

문제는 짧은 분량과 대독만이 아니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처럼 틀에 박힌 형식적 메시지에서 대통령의 진심을 느낀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예상을 훌쩍 넘는 참패 충격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의대 증원’ 문제 하나로 51분, 1만1천자 분량의 대국민 담화를 읽어 내려간 대통령이다. 지난해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엔 “제 부덕의 소치”라고 직접 사과하지 않았나. 그런 성의가 이번 입장문에는 담겨 있지 않다. 사과보다 중요한 건 행동이다. 민심은 총선을 통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와 여당의 환골탈태를 요구했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을 지난 2년처럼 보내선 안 된다고 엄중 경고한 것이다. 국정 쇄신은 결국 인적 쇄신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 출발은 국무총리다. 대통령 대신 궂은일을 처리하는 ‘의전 총리’로는 안 된다. 22대 국회는 21대보다 더 거대한 ‘여소야대’로, 야당 협조 없이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 야당 지도부, 국회의원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대화하며 협치에 나설 수 있는 경험과 의지를 지닌 인사가 필요하다. 인사청문회와 국회 인준도 고려해야 한다. 행여 지난 2년간의 실정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인물, 특히 검찰 출신 중에서 고르는 우를 범치는 않으리라 예상하지만, 그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먼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주에 총선 결과를 반영한 민심 수습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 총리 지명을 비롯한 내각과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물론 조직·직제 개편과 신설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 자신의 강력한 변화 의지와 진정성을 내보이는 일이다.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는 식상한 한마디, 원고를 줄줄 읽는 일방통행식 담화는 더 이상 안 된다. 국민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질문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오랜 기간 중단한 기자회견을 재개하길 바란다. 문 걸어잠근 채 혼자서 51분간 말하는 일방통행식 담화로는 결코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지 못한다.

 

[사설] ‘56자 대독 입장’ 윤 대통령, 총리 인선부터 반성·진정성 보여줘야 (msn.com)

[출처 : 오유-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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