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정상적인 상태의 국가라면 비선실세가 설칠 일이 없습니다.
즉, 달리 말하면 비선실세가 설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 나라의 시스템이 고장나 정상적으로 작동을 못한다는 뜻입니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천조국이라며 그렇게 떠받들었던 중국 명나라가 망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비선실세들의 전횡 때문인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위충현이죠.
궁궐에서 일하던 환관인 위충현은 황제인 천계제가 국정에 관심이 없고 목공 일에 몰두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아예 황제를 대신해서 명나라를 통치했습니다.
당시 위충현의 위세가 어느정도였느냐 하면,
명나라 전국 각지에 위충현을 신으로 섬기는 사당들이 세워지고,
그 사당에 가서 위충현의 목상(나무로 만든 인형)에 절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지위가 높은 대신이라고 해도 잡혀가거나 처형을 당했습니다.
심지어 명나라 궁궐에는 위충현을 아버지,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아부를 떠는 대신들도
수백 명이나 되었을 만큼
명나라가 위충현의 발 아래에 벌벌 기었죠.
물론 그 과정에서 위충현한테 잘 보이려고
온갖 뇌물과 부정부패가 오고 간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죠.
이렇게 행패를 부리던 위충현도 자기의 뒤를 봐주던 천계제가 죽고
새 황제로 숭정제가 즉위하자
탄핵을 당해 관직에서 쫓겨났고,
곧바로 자신의 비리가 수사를 받자
처형을 당할 일이 두려워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위충현이 죽었다는 소식에 명나라의 뜻있는 사람들은 이제 드디어 정의가 세워졌다며 환호했지만,
그러나 위충현이 죽은지 불과 17년 후인 1644년,
명나라는 이자성의 반란군과 외적인 청나라의 침입을 받아 멸망하고 맙니다.
위충현이 비선실세로 있으면서 저지른 횡포와 부정부패가 너무 컸기에
이미 명나라는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죠.
......써놓고 보니 박근혜 탄핵을 맞이한 현재 한국의 정세와도 겹치는군요.
박근혜가 탄핵당했을 때, 사람들은 정의구현을 외치며 환호했지만
그러나 5년 후에는 박근혜보다 더 한 윤석열이 집권해서 나라를 파탄내고 있으니.....
이래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 것이겠죠?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