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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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차에 0 145 2023.04.23 15:53
국제정치 2023. 4. 23. 14:33

국제정세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읽어나가기가 매우 어렵다. 원래 사건의 가운데 있을 경우에는 상황의 전개를 파악하기 더 어렵다. 시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야 보다 정확하게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법이다. 당대사에 대한 이해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 이유다. 그래서 당대사에 대한 이해는 역사적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당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현재 벌어지는 사건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착각이다. 당대의 사람들은 가장 조작당하고 이용당하기 쉽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은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다. 따라서 비판적 검토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의 정보를 수용할 경우 스스로 선전선동의 도구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국제정세를 여러가지 관점에서 다양하게 관찰해야 한다. 오늘은 유럽의 정세변화 그 중에서 프랑스가 독자적인 태도를 취하는 문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강화되는 과정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먼저 프랑스의 독자적인 태도가 의미하는 것을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과 서방의 강력한 선전선동에도 불구하고 전세계는 완전하게 분열하고 있다. 브릭스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로 분열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다시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주도권은 이미 브릭스 국가들로 넘어가고 있다. 2028년에 G7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8%인 반면, 브릭스 국가는 35%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G11을 언급하는 것은 브릭스 국가와의 역전현상을 만회하기 위해서라고 하겠다. 당연히 브릭스 국가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서 브라질, 멕시코, 사우디 등등으로 확대하여 우위를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이 어떤 시도를 하든 이런 상황은 역전이 불가능하다. 시간이 가면 오히려 G7에서 이탈하는 국가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G7 회의에 초대하느니 마니하는 것을 두고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하나도 없다. 

현재 G7 중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다름 아닌 프랑스다. 프랑스는 G7의 유럽국가들 영국, 독일, 이탈리아와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유럽의 대외정책이 미국일변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프랑스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독일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고 러시아도 독일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우세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의외라고 하겠다. 

독일의 이런 태도는 유럽의 국제정치 정세에 일대 격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유럽의 정세는 마치 제1차세계 대전이전의 상황과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배한 것은 러시아와 프랑스의 양면전쟁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독일 통일이후 비스마르크는 전력을 다해 러시아를 독일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 독일이 러시아와 적대관계가 형성되면 유럽에서 숙적인 프랑스와 양면전선이 형성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독일은 자신을 러시아와 적대관계로 몰아가고 있으며, 프랑스는 미국 주도의 유럽정치질서에서 이탈하려고 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했으나 최근 들어 미국주도의 국제질서에 순응하는 듯 했다. 그러던 프랑스가 최근들어 유럽의 독자적인 대외정책 노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이런 태도와 입장은 유럽에서 독일의 역할과 입지를 극적으로 약화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수백년동안 유럽은 독일과 프랑스 및 영국의 세력이 각축을 벌였다. 이제 영국은 더 이상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 뿐이다. 지금의 독일이 제2제정의 독일과 같은 대외정책으로 선회하면 기회는 프랑스에게 돌아온다. 프랑스는 7년 전쟁이후 영국에게 제국주의 패권을 상실했고, 나폴레옹 이후 유럽에서 패권적 지위를 상실했다. 제1차세계대전 승전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승전국으로서 전리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고 오히려 유럽에서 국제정치적 지위를 상실하고 말았다.  미국은 떠오르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패전국인 독일을 지원하고 오히려 프랑스를 억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금 프랑스는 제1차세계대전이후 상실한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로스차일드의 후견을 받는 마크롱이 중국과의 관계강화와 유럽 대외정책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한 지점이다. 아마도 프랑스의 자본가들의 요구 때문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본다. 프랑스 자본가들은 프랑스의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대하여 중국과 교역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브릭스 국가들과의 교역도 확대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프랑스가 독자적인 태도를 강화해 나가면 유럽은 더 이상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두번째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강화에 대해 정리해 보자

 러시아와 중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긴밀한 협력관계는 적어도 미국의 패권이 현격하게 약화 혹은 붕괴되는 시점까지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의 산업구조로 앞으로 양국의 협력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게 만든다. 러시아의 자원과 중국의 산업생산 능력이 서로 결합하는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발전적으로 협력하게 되면 전세계 그 어떤 국가나 집단도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외교적 입장을 넘어 경제적인 영역까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만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협력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EU의 외교안보 대표인 호세프 보렐은 최근 유럽국가들이 해군 함정을 보내 대만해협을 정기적으로 순찰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보렐의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럽국가들 중에서 해군함점을 보내서 대만해협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 겨우 영국정도가 가능할 뿐이다. 보렐의 이런 발언 배후에는 미국의 입장이 작용했다고 추측하는 것은 상식적이다. 문제는 말과 행동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 불신이 생기고 분열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이 전선을 대만으로 옮길 경우 중국은 어떻게 할까? 당연히 미국과 유럽을 우크라이나에 묶어 두기위해 러시아에 지원을 강화할 것이고 러시아와 군사협력도 강화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거리를 두고자 했던 중국은 최근 들어 러시아와 본격적인 군사관계 강화에 나섰다. 바야흐로 중국과 러시아는 외교, 경제, 군사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동맹관계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미국과 서방이 아무리 힘을 합쳐도 중과부적이다. 다음주에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미국은 우리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국제정치적 우위 그리고 경제적 우위도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브릭스로 넘어가고 있다. 앞으로 1-2년 정도만 지나도 그런 경향은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미국과 가깝게 지내면 우리가 유리하다는 주장은 역사적 화석이 되고 말았다.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아니라 살아남는자가 강한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은 말한마디로 간단하게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렇게 효과적으로 적을 만드는 것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중국은 윤석열에게 강력한 항의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아마도 다음주 한미정상회담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어리석은 윤석열은 중국의 간섭을 유도하는 신공을 부린 것이다. 앞으로 중국은 한국에 대해 사드배치와는 차원이 다른 공세와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감스럽게도 윤석열은 중국의 이런 압력과 공세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중국이 윤석열의 한국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는 시간을 두고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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