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사고…사망 7명 등 사상자 19명 발생
22일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투숙객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층 외부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호텔 화재로 투숙객 7명이 숨지는 등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몸을 던진 2명이 모두 사망했다. 해당 호텔에는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불이 나 사망 7명, 중상 3명, 경상 9명 등 모두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7명은 모두 내국인으로 남성 4명과 여성 3명으로 확인됐다. 중상 3명을 포함해 부상자 12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처음 불 난 8층 객실. 부천소방서 제공
처음 불 난 8층 객실. 부천소방서 제공
사상자 대부분은 발화 지점인 810호 객실 인근의 8~9층 투숙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들은 8층과 9층 객실 내부를 비롯해 계단과 복도 등지에서 주로 발견됐다.
남녀 투숙객 2명은 8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사망했다. 목격자가 촬영한 현장 영상에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8층 객실 창문으로 투숙객 1명이 뛰어내린 뒤 에어매트 위아래가 뒤집혔는데 3초 후 또 다른 1명이 뒤집힌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장면이 찍혔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에어매트가 잘못 설치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피해자들이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뒤집혔다”고 해명했다.
22일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8층의 여성 투숙객이 뛰어내린 뒤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힌 모습. 이 상태에서 남성 투숙객이 이어 뛰어내려 제대로 착지하지 못했다. JTBC 보도화면 캡처
810호 객실에서 시작한 불이 호텔 전체로 번지진 않았지만 건물 내부에 검은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가득차면서 투숙객들이 질식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장은 “선착대가 도착할 당시 내부에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며 “창문으로 (연기가) 분출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2003년 준공된 이 호텔은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관련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마다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지만 일부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면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진 않는다.
[출처 : 오유-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