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는 극 중 새초롬했던 문학소녀 애순이의 열여덟살 모습부터, 꿈을 이루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금명이의 50대 모습까지 실감 나게 그려냈다.
그는 "나이대별로 달라지는 캐릭터의 성장을 묘사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며 "나이를 단순하게 분류하지 않으면서 입체적으로 접근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각 나이대에 경험했던 심경의 변화를 녹여내기도 했는데, 대부분의 경우 대본 속에서 답을 찾았다. 희한하게 임상춘 작가님의 글은 읽으면 음성이 들린다"고 웃음 지었다.
애순이와 금명이를 구분해서 표현하기 위해 사소한 디테일부터 신경을 썼다. 이를테면 애순이는 울기 전에 '힝'하면서 운다면, 금명이는 '잉'하면서 우는 식이었다.
"금명이는 울 때 시동을 '잉'으로 건다는 내용이 대본에 쓰여 있었어요. 작가님 머릿속의 '힝'과 '잉'의 차이는 뭘까 고민했죠.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모녀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애순이와 금명이 중 더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었냐고 묻자 아이유는 망설임 없이 애순이라고 답했다.
그는 "'애순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이 연기했고, 금명이는 자신을 대하듯이 연기한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며 "제가 애순이를 특히 많이 사랑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애순이는 우여곡절을 겪지만, 희한하게도 그늘이 없어요. 캐릭터가 가진 생명력과 강인함이 정말 크다고 느꼈죠. '다른 작품 속 그 어떤 강인한 캐릭터보다도 제일 센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웃음) 그와 반대로 금명이는 그늘이 있죠. 하지만 금명이도 20대를 지나가면서 그늘을 떨쳐내고 성장해요. 애순이와 관식이가 애지중지 키워준 그 세월이 주눅 든 시절을 떨쳐낼 수 있는 단단한 자기애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아이유는 지난해 발매한 미니음반 수록곡 'Shh..'가 '폭싹 속았수다' 촬영을 마치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라고 귀띔했다. 엄마, 친구, 선배 등 아이유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그녀'들에 대한 마음을 담아낸 노래다.
그는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지만, 이 작품을 촬영하며 제게 영향을 준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곡으로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곡을 발매했을 때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말하지 못했는데, 공개 후 노래와 작품의 연관성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놀랐고 고마웠다"고 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엄마와 딸들의 이야기를 세대에 걸쳐 그려내잖아요. 광례가 물질해가며 딸을 지켰고, 애순이가 밥상을 엎었고, 금명이가 분에 넘치는 욕심처럼 보일지라도 그 욕심을 꺾지 않았기에 새봄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들의 일생을 다루다 보니 많은 헤어짐을 그린다"며 "이별로 좌절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이별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 그 이후의 시간을 섬세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는 점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꼽았다.
"살면서 우리는 여러 방식의 헤어짐을 겪잖아요. '폭싹 속았수다'는 헤어짐을 겪고 난 이후의 삶이 왜 가치 있고, 살아 나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를 조명해준다고 느껴서 큰 위로가 됐어요. 애순이가 관식이 떠난 뒤에 시집을 다 쓰는 장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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