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미나리'는
서정적이면서도 유려하게 흘러가는 감동적인 수작입니다.
보편적인 이야기인데다 한국 이민자들의
삶의 터전을 어떻게 그려나가고 있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영화이기도 하지요.
자전적 요소가 짙게 들어가 있지만,
(앨런 킴이 연기한 '데이비드'가 정이삭 감독이라고 봐야겠죠.)
상당한 거리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좀 더 자기 이야기로 빠져들 수 있음에도,
창작자로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고스란히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스티븐 연을 비롯해 한예리, 앨런 킴. 노엘 조, 윤여정 님의
호연이 자연스레 빛을 발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의 '미나리'는 은유적인 의미가 강하지요.
한국적인 정서가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음에도
미국인들에게까지 깊은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면
영화(예술)언어라는 것이 어느 나라에서든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기도 합니다.
병아리 와 데이비드,
가족과 꿈, 미나리와 상추(농작물),
감별 공장에서의 불과 엔딩에서 이어지는 불 등
여러 가지가 서로 대비되고 충돌하며 이어지는
쇼트와 의미들이 영화를 더 깊고 풍부하게 해줍니다.
이야기와 플롯들이 마냥 해피엔딩이 아님에도
다 보고나면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은
다가올 미래가 불행하게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어디서나 잘 자라나는 미나리의 상징은
한국적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가꾸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의미겠지요.
다음주에 아카데미 후보 발표가 될 텐데,
아마도 '미나리'가 작품상과 감독상 등
굵직한 후보에 들어갈 수 있을지
무엇보다 기대되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윤여정' 님이 들어가게 될 지 기대가 크네요.
★★★★
[출처 : 오유-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