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의 내용 중에 온몸에 불경을 새기거나
얼굴에 불경을 새긴 장면이 나온다.
극장에서 볼 때 어디서 분명 본 장면 같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면서 봤는데 최근 그 실체를 알게 되었다.
몸에 글을 새겨서 귀신으로부터 몸을 숨기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괴담이라고 한다.
중국괴담은 무엇인지 찾질 못했고
일본괴담은 귀없는 호이치라는 괴담이 존재한다.
내용은 장군오니가 호이치를 꾀어서 밤마다 놀러다녔다.
하루는 호이치가 머무는 절의 스님이 밤마다 나가는
호이치를 이상하게 여겨 뒤를 밟았다.
알고보니 모두 오니의 꾐이었고
오니가 호이치가문에 원한을 가진 원혼인 것.
스님은 호이치의 몸과 얼굴에 불경을 적어 호이치가
오니의 눈에 안띄게 하여 호이치를 살리려 했는데
스님이 깜빡하고 귀에는 글을 못적어 오니의 눈에
귀가 허공에 둥둥떠다녀 귀를 떼어갔다는 내용이다.
이를 영화화한 것이
일본의 1965년작 <괴담>의 네가지 옴니버스 중 한편인
"귀없는 호이치"이고
비슷한 것으로 홍콩의 1980년 개봉작 <사>가 있으며
한국의 1981년 개봉작인 <요>가 있다.
홍콩과 한국의 내용은 둘 다 매우 비슷하며
한국은 들키는 위치가 일본, 중국과 다르게 눈이다.
결국 눈을 파가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영화는 외국영화로
바닷가에서 스님이 벌거벗은 사람의 온몸에
불경을 빼곡히 적고 오늘 밤을 버티면 산다라고 했는데
귀신이 나타나 계속 둘러보다가 눈인지 귀인지 확신할 수 없는
곳을 떼가는 장면이다.
컴컴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모닥불이 크게 타오르고
무섭게 생긴 귀신이 불경을 새긴 사람의 주위를 맴도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데 불경을 새긴 사람도 한명이 아니라
몇명이 더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중 한명이 특정부위에 글을 못써서 당하는 장면인듯.
아무튼 파묘의 온몸에 불경문신으로 몸을 보호했으나
한곳을 놓쳐서 당한다든지 얼굴에 글을 적는 아이디어는
이런 괴담이나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게 아닌가 한다.
그나저나 중국인들은 홍콩영화시절을
본인들의 영화황금기처럼 자랑스럽게 떠드는데
파묘의 얼굴글귀는 조롱을 해댄다.
그 홍콩영화에 글귀를 적는 장면이 있는데도 말이다.
웃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