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에서는, 퇴마를 해야하는데, 난제가 등장합니다.
'세계관이나 문화가 다른 종류의 귀신을 퇴치하려면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임.
일본은 전통적으로 애니미즘이 뿌리가 깊음.
그런데, 한국의 무당은 샤머니즘 쪽 세계관임.
그래서 무당들끼리 나누는 대화에서는 그 정체가 정령이라고 말하죠.
은원같은 것을 이유로 나타나는게 아니라 그냥 근처있는 걸 다 죽이는 종류라고.
대체로 애니미즘은 인간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아닌 것들이 신이 되거나, 의사소통의 대상이고, 한국의 샤머니즘은 인간이나 인격화된 신이 의사소통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무당들끼리는 이를 어떻게 퇴치해야하는지 답을 못구함.
가령, 서양흡혈귀는 주기도문이나 십자가로 퇴치되지만, 스님이 읊는 금강경은 못 알아들을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임.
하지만 그 주술을 건 게 음양사였기에, 해법을 지관이 생각해냅니다.
지관은 딱히 귀신퇴치나, 그러한 종류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냥 얻어 걸린 거 같긴합니다.
귀신은 내세관이나 세계관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데, 이런 종류의 문제는 제국주의 식민지 시절에 서양인들이 토착민들과 부딪히면서 자주 빚어졌을 거 같습니다. 파묘도 그런 분야고요.
세계관 내세관 충돌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태평천국의 난을 꼽고 싶습니다. 중국에 쉽게 포교하기 위해 여호와를 '상제'로 번역하는 바람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생각함. 홍수전 관점에서는 상제가 사는 곳에 있는 손오공을 퇴치하는 역으로 부처가 아닌, 예수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겁니다. 그리고 손오공은 불경이 아니라 성경을 찾으러 12제자의 자취를 찾아가는 거죠.
파헤치면 드라마로서 재미있는 소재가 많이 발굴될 거 같은 분야임.
[출처 : 오유-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