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제가 잘못했습니다!

바이크

예! 제가 잘못했습니다!

나체보급자 0 207 2015.10.24 00:51
제목처럼...제가 잘못했습니다. 생각을...
 
나름 운전 경력 20년이 넘고 네바퀴 차는 배우지도 않았는데 옆에서 하는 거 보고 면허시험 한번에 합격에 지금까지 무사고로 잘 달리고 있었습니다. 의전용 드라이브 모드에서 긴급 상황 레이서 모드까지 다 할 줄 알고 그란투리스모에서 르망도 1위할 정도로 운전이라면 자신이 있었습니다.
 
경차부터 대형차, 스포츠카, 메뉴얼이든 오토든 상관 없이 다 운전하고 다녀서 바이크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처음 바이크 살 때에도 고민은 많이 했으나 어차피 끝판왕으로 갈 꺼면 리터급으로 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네바퀴 차야 내가 지금 마티즈 몰다가도 당장 페라리를 몰아도 F1 레이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몰 수 있으니 바이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하니 내가 미친 거였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네바퀴 차로 가는 길은 음악 크게 틀고 펄럭이는 치마에 눈 돌아가고 맞은 편 차선 김씨 아저씨 운전 솜씨 욕하고 그냥 평범하고 막히면 막히고 뚫리면 좀 밟고 회사 도착하면 '아 들어가기 싫어' 였는데...
 
바이크를 타니 내가 다니던 길이 그 길이 아니더군요. 저속으로 가다 '아씨 시동꺼지면 어떻게' '갑자기 서면 넘어질텐데...' '브레이크는 앞이 먼저인가 뒤가 먼저인가...' '기어는 몇 단이었던가?' '중립은 왜 안들어가!!!' '클러치 계속 잡고 있으니 팔에 쥐가 나!!!'부터 시작해서
 
차가 가까이만 오면 '오 지져스! 가까이 오지마세요!!!!!' '신호는 왜 이렇게 자주 걸리는 거야!' '뜨거워 죽겠어' '뒤에서 박는 건 아니겠지?'
 
달리기 시작하면 '60km인데도 조낸 빠르잖아!!!!!!!!!!!!!!!!!!!!' '저 차 저대로 유턴 하는 거 아니야?' '깜빡이는 키라고!!!!!' 등등...
 
게다가 바이크는 리터급이라 조금만 스로틀을 당겨도 '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하고 튀어 나가니 죽을 것 같고...
 
이제 30KM 달리고는 온갖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이대로 팔고 바이크 접어야 하나...아니지 그래도 시작한 거 계속 연습해야지...근데 이륜관에서 출발도 못하고 시동꺼트리고 제꿍 안하려고 힘쓰다가 스로틀 땡겨버려 벽에 박을 번 한 거는???....대차를 해서 배기량을 낮춰 볼까?? 아니야 금방 익숙해질꺼야...ㅂㅅ 아파트 주차장도 제대로 못 올라오면서...
 
자아분열이 시작된 거죠...ㅠㅠ
 
바게님들...부디 이 초보가 어떤 길을 가야 할 지 지도 편달을 부탁 드립니다. 모터스쿨이나 학원에서 125나 250은 정말 문제 없이 탔는데...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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