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교 ‘브릿지 가든’ 추진 논란
다리 처짐으로 뱀처럼 휘어진 제천 청풍교.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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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청풍교를 찾았다. 청풍교는 제천 청풍호를 가로 지르는 315m 다리다. 1985년 건설된 콘크리트 시멘트 다리는 27년 동안 쓰이다가 2012년 바로 옆에 청풍대교가 만들어 지면서 교통이 중단됐다. 청풍교 밑으론 유람선이 다닌다.
중앙 부분이 뱀처럼 휜 청풍교. 오윤주 기자
청풍교 다리 중앙 부분이 군데군데 처져 뱀처럼 보인다. 오윤주 기자
출입 통제된 청풍교. 오윤주 기자
청풍교 양쪽 입구엔 ‘통제구역’ 표지판과 함께 철제 울타리가 쳐졌다. 다리 중앙 부분 군데군데가 아래로 처져 뱀처럼 보였다. 다리 상판, 난간 등 휨·부식 정도가 심하다. 다리·하천 전문가인 박창근 가톨릭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최근 경기 안성 교량 붕괴에서 보듯 교량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안전 문제로 철거가 결정된 다리에 추가 시설물을 설치해 이용하려는 것은 말이 좋아 업사이클링이지 바보 같은 짓이다. 당장 통행보다 홍수 등 재해도 고려해야 한다. 활용보다 시민 안전이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풍교 새활용 구상 등을 밝히고 있다. 충북도 제공
김 지사가 던진 ‘청풍교 새활용 구상’으로 곳곳에서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청풍교는 청풍대교 신설과 함께 철거가 결정됐고, 관련 예산(설계비 4억여원)까지 마련돼 철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2022년 12월 제천시는 물론 충북도까지 국토교통부에 ‘청풍교 철거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김 지사가 느닷없이 새활용 얘기를 꺼낸 이후 충북도는 철거보다 존치 쪽으로 틀었다. 이병민 충북도 도로계획팀 주무관은 “당시 철거 요청 공문을 보내고 철거를 추진했지만, 김 지사의 지시 이후 방향이 바뀐 것은 맞다”고 했다. 양승호 제천시 관광시설팀장은 “애초 철거를 추진했지만 청풍교 소유·관리 주체가 충북도라서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출처 : 오유-유머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