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가 두 분이야.
낳아준 엄마, 키워 준 엄마...
아빠가 내 친모를 첩처럼 데리고 살면서
두 집 살림을 했거든.
12살까진 친모랑 살다가
아빠 엄마가 맨날 싸우더니 엄마는
어느 날 재믹스를 내 손에 쥐어주며
키워주신 엄마, 그러니까 아빠의 정실부인 손에
맡기고 독립 하셨어.
원망 안 했어. 아빠 옆에서 엄마는 불행했고
난 그게 너무 싫었으니까.
문제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남편의 다른 여자가 낳은 아이를 키우게 된
키워주신 엄마에게 정을 붙이기 힘들었단 점이었어.
"엄마"라고 부르기 싫어서 "큰엄마"라고 부르던게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하면서 포옹까지 할 수 있게 된 건
군대 제대할 때 쯤이었지.
생모랑도 연락 자주 하고,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키워주신 엄마와도 잘 지내며 그럭저럭 살다가
21년에 키워주신 엄마가 췌장암에 걸리셨어.
걱정은 많이 됐지만 당시엔 슬프지 않았어.
초기에 발견한데다, 수술도 항암도 잘 됐거든.
그러다 22년 9월에 매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