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는 않지만 신기한 이야기19

유머

믿지는 않지만 신기한 이야기19

eroreysy 0 73,500 01.30 00:15
나는 어릴 때 순신이네 놀러가면 어머니는 원래 발음이 그러신 줄 알았음. 

원래 사람이 소주 마시면 온 집안에 냄새가 막 나지 않음? 

근데 순신이 어머니는 아무리 많이 드셔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냄새가 거의 안 남. 신기할 정도임. 





원래 순신이 어머니는 집이 몹시 가난했다 함.
알콜중독이라는게 무서운게... 외할아버지가 술을 그렇게 하루 종일 드셨다 함. 순신이 엄마의 아빠가...

순신이는 어릴 때 외가댁 모임에 가는 것을 엄청 싫어했음. 왜냐고 물어보면

 "가면 술만마셔."

그래서 

[야 그건 누구네나 다 그러는거 아니야? 우리도 엄청 많이 마셔!]

"아니야 넌 몰라! 잘 때 빼고 계속 마신다니까?"

[우리도 그래!!!]

"아 그정도가 아니라고!!!"

[얼마나 마시는데?]

"그냥 올 때 다 궤짝으로 사오는데 금방 없어져 또 사러가"



난 그 당시 어린이라 궤짝이 얼마만큼 많은 양인지 개념이 없었음. 그냥 순신이는 지기 싫어하니까 그래 니네가 짱이다! 뭐 이렇게 생각했는데... 커서 보니 이게 큰일이 난 거임.





어느날 밤이었음...순신이에게 전화가 온거임! 



"야 나 지금 간다!"

[ 뭐야! 너 어딘데 지금이 몇신데 나 내일 일 가야돼!!! 오지마!!!야 지금 오면 몇신데..뚝!// ]



'와...미X놈...!' 

오든 말든 난 자면 되지 뭐... 하고 생각하는데 쎄한거임...

내 안의 목소리에 물어 봄. 

희한하게 나와 연관된 일에는 목소리가 들리지를 않을 때가 많음. 역시나 무응답.

혼자 추리를 시작함. 

멀쩡히 일하다가 갑자기 온다는 건 좋은 일일리가 없다는 결론이 났고 아까 말하는 꼬라지와 그간의 경험으로 봤을 때 순신이가 이정도면 큰 사고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음.


'이거 100%큰일인데...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순신이가 오기만을 기다림.
속이 바짝 바짝 타들어가는 시간이었음... 

벽걸이 시계바늘의 초침이 뾰족한 바늘처럼 보이고 유난히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음. (소리없이 조용히 회전하는 초침임.)



띵또옹! 


'하아 드럽게 늦게 오네...!'

그러나 나는 이미 그 시간동안 어떻게 할지 생각을 어느정도 해놨음.



[하하하 왔냐? 왠일이래] 아무렇지 않은 척 어색한 연기를 함 (난 연기, 거짓말 이런거에 재능이 없음 티가 심하게 난다고 함. 눈이 뭐 어쩐다나...ㅋ)

근데 들어와서 털썩 눕더니 대답도 안하고 계속 한숨만 쉬고 하아... 하아... 거리고 있음... 





[오면서 혼자 생각 많이 했을거 아니야? 뭔데 왜? 말해봐]


"하아....."


답답했지만 기다려줬음...








 순신이는 큰 사고를 치지 않음...

딱 2번!


동생이 놀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방문 안 연다고 주먹으로 나무문 다 때려부셔서 구멍낸거랑...

고등학교 2학년 때,

내가 순신이네 학교 어떤애랑 시비가 붙음. 그 당시 여자친구랑 데이트 하는데 사람이 많은 곳에서 길이좁아 순신이네 학교 학생무리중 하나랑 어깨빵을 함. 그런데 내가 모르고 그냥 갔을거임. 정신이 팔려 있으니까ㅋ(바빴다고!) 그런데 그 친구가 오더니 먼저 막 쌍욕을 함.

원래라면 싸웠어야 하는 상황인데 그 당시 여자친구 눈에 내가 원시인이나 폭력배로 보여 나 싫다 그럼 어떡함? 이건 누가 책임지지도 못하고 100% 내 손해 아님?
그래서...화는 나는데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음.ㅋ

비아냥과 조롱과 욕설에도 어른스러운척 다 듣고 사과를 하고 집에 왔는데 부글부글거려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는거임. 아무래도 사과 한마디정도는 받아야 할 것 같았음. 

그래서 순신이한테 전화를 걸음.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XXX아냐고 이야기 하니까 자기네 반이라는거임. 자기가 잘 이야기 해서 니가 말한 자초지종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맞으면 나한테 욕한 것에 대한 사과전화하라 하겠다 함. 


난 순신이 성격을 잘알음. 싸우는 것 3번 직관, 그리고 1번은 직관 놓침. 싸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죽이겠다고 싸움. 얘랑은 싸우면 안됨. 어느정도 지나면 상대가 아무리 나쁜 짓을 했고 일진이든 나발이든 하하 한번 당해봐라. 하고 보다가도 말릴 수 밖에 없음. 

"그렇게 그렇게 때리면 얘 죽어!!! 그만해!!!!" 하고 가서 말림. 

교회는 아예 노터치고. 얘는 누가 와서 건드리지도 않음.  



"야 니가 때리지마!! 때려도 심하게 때리면 안돼!"하고 당부를 했음. 

[내가 너냐? 난 너처럼 안 싸워] 

순신이는 지 입밖으로 뱉은 말을 못지키는 것을 본인이 용납을 못함. ㅋ 그래서 언젠가 사람은 콜라 1.5리터를 한번에 다 마실수 있다 없다를 이야기 하는데 옆에서 듣던 순신이가
 "될 것 같은데?" 해서 콜라 1.5리터 원샷하고 30초 넘게 트림한 적이 있음 ㅋ
[꺼어억.. 허억 허억..거봐.. 거어어억... 되잖아!!]

이런 놈임. 


그래서 믿고 기다림.



그런데 전화도 안 걸려오고... 순신이한테 말하는데 이녀석이

 "어? 그거 어 뭐 그냥 하고 얼버무리는 거임."

순간 뭐가 잘못 되었다 감지되어 그 학교 다니는 다른 친한친구한테 물어보니 

순신이가 XXX를 심하게 때렸다 함.


나는 XXX가 걱정 되었음. 맞을 짓을 했어도 순신이한테 맞으면 안됨. 그리고 순신이가 때렸다면 순신이의 인내심 선을 넘긴거였으면 큰 사고가 났을 것 같은거임. 

순신이네 집으로 찾아감. 

말로하려고 했는데 욕을 하고 비아냥거리고 나한테 했던 것 처럼 했다 함. 그래서 내 대신 몇대 때렸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함. ㅋ 지가 열받아서 때린걸 날 위해서라고? ㅋ

다음날 다른 친구를 통해 그 XXX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음. 

'잉?' 

알고보니 그냥 몇대 때린게 아니라 너무 심하게 때려서 그 XXX는 한달 입원함. 어떻게 때렸길래 한달을 입원한 건지는 아직도 모름. 보지는 못했지만 이것 역시 싸운게 아니라 죽이려한게 맞을거임. 4주면 선방한 걸 수도 있음. XXX는 2번째 인생 다시 사는 줄 알면 됨. 너 죽을뻔 한거임...


여튼 난 교회랑도 싸울 생각이 없지만 순신이랑도 싸울 생각이 없음. 아니 사람이 신사답게 말로 해야지... 저러면 여자친구들이 짐승같다고 싫어한단 말임!ㅋㅋㅋ

 (이건 이야기가 샌게 아님 배경설명이었음. 난 딱 필요한 말만 압축해서 하는 성격..ㅋ) 






여튼 내일 일해야 되는데 갑자기 2시간 거리의 자취방에 갑자기 와서 말을 안하고 한숨만 쉬던 순신이가... 드디어 입을 열음...


"나 아까 너한테 전화했을 때 죽으려고 한강 갔었어"

????

'응? 나 너 뿌옇게 안 보이는데...거짓말이거나 오다 죽을 생각은 사라졌구만?' 생각하고 다시 보니 뿌옇지는 않은데 심히 꺼멓게 보임...



'아 이거 보통일은 아니구나 큰일이다. 일단 나라도 침착해야한다!'


[야 니가 죽을 일이 뭐가 있어?]

대화체로 자세히 적기가 힘듬. (팩트에 기반하는데 갑자기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쓰기가 힘들어 요약하고 넘어가려함. ㅈㅅ)

어머니가 술을 안 드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계속 만취하시고 배째라 하시는 어머니를 너무 화가나 때림. 정신을 차리니 무슨 짓을 했는지 놀람. 그래서 동생에게 전화해 이러이러했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자신은 죽으려 한강을 갔는데 마지막으로 내 생각이 났다 함.

그리고 앞뒤없이 그냥 간다 하고 렌트카로 여기까지 왔다는 말이었음...



..
......


...............




'ㅅ...ㅂ....... 하..아....... ㅅ...ㅂ........!'

내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고...마음속으로 누구에게하는 욕이 아닌...대상이 없는 욕이 계속 되뇌어짐...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음... 뇌가 정지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음...
그러다 정신이 살짝 돌아옴.


'내가 침착해야하는데...'



그리고 일단 바깥으로 전화기를 들고 나옴.

순신이동생에게 전화했더니 울면서 전화를 받고 아직 잘 모르겠다고 타박상들인데 막 엄청 심각하신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음.....일단 알겠고 순신이는 나한테 왔으니 걱정하지 말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 어머니 잘 돌봐 드리라 하고 끊음.




'하..아... 
나는 누구고... 지금 여기는 대체..어디고... 
이런 일이 왜 순신이에게...' 

하면서 밖에서 혼자 30분은 넘게 있었던 것 같음.


그리고 회사에 전화를 걸었음.


"저 어머니가 입원하셔서 내일 출근 못 할 것 같습니다."

내 엄마가 순신이 엄마고 순신이 엄마도 내 어머니 같은 존재니까 (친구) 2글자만 생략하고 말함. 고맙게도 일 잘보고 다 연락 달라 함.

그리고 다시 내 따귀를 팍팍 때리고 올라감...

렌트를 해서 왔다 함. 그런데 여기 죽치고 있어봐야 답이 안 나올거고... 병원을 가봐야 자괴감이 들거고... 나에게 '이천' 같은 곳이 필요할거라 생각함.

'근데 이천은 왜 갔지?' 

그때는 네비도 없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창문 열고 바람 쐬면서 발 닫는 곳이 거기였음. 

'정말 아무 이유가 없었구나'

골프가 18홀이 된거랑 같았음 (골프는 치다 지쳐서 그만치려고 생각하니 18홀 돌아져 있어서 18홀이 된거라 들음 ㅋ)






[ 야 나와 ]

"왜 나 밥 안 먹어" 

[ 지X하지 말고 나와ㅋ] 


그리고는 내 차로 가 고속도로를 탔음.

거기서 둘은 아무말도 없이 있다가 생리현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감. 그 후 난 배가 고파서 뭘 먹어야했음. 순신이는 안 먹겠다 해서 대충 라면 하나 얼른 때리고 순신이는 밖에 있었던 것 같음. 


그리고 나서 차에 타니 조금씩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우리는 고속도로의 끝인 부산에 도착해도 이야기가 안 끝남.



그때부터 3일인가 부산에서 밀면먹고 바닷가 갔다가 태종대 갔다가 돼지국밥 먹고 했더니 3일째 드디어 의견제시를 함. 

"OO아 여기 맛집이래 가보자!"

[해산물이잖아!! 둘이서 무슨..!]하고 생각해보니 '엇 이녀석 여기와서 처음 뭐 먹자고 말하는거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음. 

비싸기만 드럽게 비싸고 맛 하나도 없는 랍스타와 전복죽 쓰잘데기 없는 바닷생물들이 나왔음. (난 해산물을 싫어함)

순서대로 나온거 숟가락만 댔다 뭔 맛인지 먹어나 보고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함. 그리고... '이제 돌아가도 되겠다' 생각함.


그런데 올라가서 출근하려는데 이자식이 집에 안감. 그래서 이거 아니다 싶어 야 이제 궁상 그만 떨고 올라가! 했더니 올라갈 자신이 없다 함. 올라가서 자기랑 같이 피자집 일하고 같이 좀 있어 달라는거임... 별거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분명 많은 생각을 하고 한 말이었을거임...


'근데... 나는... 너랑 나랑은 입장이 다른데.....'

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천천히 차근차근 생각해봄.

 저 경험을 안해 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지 않음? 그 때 순신이가 잘못된 선택이라도 했다면? 그리고 가서 나같이 3개월간 골방에 갇혀 점점 배터리가 빠져 나간다면? 지금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까? 


이때 난 조금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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