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단편소설] 거짓말쟁이 미얀마 아줌마가 들려주는 통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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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단편소설] 거짓말쟁이 미얀마 아줌마가 들려주는 통일 이야기

미스터부기 0 14,194 07.02 16:44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 대실망이다.

지금까지 모두 보았던 유튜브 방송이 모두 거짓말이고, 허송세월한 것일 줄이야.

 

 

2년전에 미얀마 아줌마가 유튜브를 개설했다.

구혜선을 닮은 듯한 하얗고 예쁜 30세의 아줌마였다. 시아버지가 병에 걸려 돈을 벌어 약값을 마련하려고 8년 전에 한국에 오게 됐고, 1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 약값을 부치려고 했는데, 시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남편도 맹장염으로 죽었다고 했다.

20세 때의 구혜선을 닮은 듯한 예쁜 얼굴과 날씬한 몸매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다. 미얀마 언어와 문자체계는 한국어와 비슷해서 미얀마 사람들은 한국에 2년만 있으면 한국사람처럼 능숙하게 발음한다고 했다.

미얀마 문자는 자음 모음 받침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글과 체계가 유사하며, 본인 생각으로는 미얀마 문자가 티벳으로 전해졌고, 티벳문자가 몽골의 파스파 문자가 되고, 한글이 파스파 문자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한글도 간접적으로 미얀마 문자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했다.

 

미얀마 아줌마는 자신의 한국식 이름을 나혜선이라고 했다.

미얀마에 있던 남편은 죽어서 지금은 혼자 몸이라고 했다.

나혜선 아줌마는 미얀마인은 정의롭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정직하고 신용있는 민족이라고 했다. 한국인을 닮아서 예쁘다고 했다.

나혜선 아줌마는 게스트로 한국에 사는 다른 미얀마 여성들을 초대해서 방송을 만들기도 했다. 다 예쁘고 미혼이었다.

미얀마 개울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연못에 물은 맑아서 깊은 곳에 있는 물고기도 보인다고 했다.

미얀마와 한국은 서로 비슷한 민족이니 통일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된다면 인구는 1억이 넘고, 국토도 몇 배로 넓어진다고 했다.

미얀마의 자원과 값싼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결합되면 통일한국은 초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말 가슴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인구 1억이 넘는 대국이라니, 게다가 풍부한 자원, 작물이 잘 자라는 풍요로운 국토, 세계적인 기술력, 세계5위의 막강한 군사력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대국이 된다하니 정말 기쁜 일이었다.

 

 

 

아줌마는 미얀마의 남편이 죽은후 외롭게 혼자 산다고 했으며, 평생 독신으로 살 생각은 없다고 했다. 아줌마는 죽은 남편과 찍은 사진을 유튜브에서 보여주며, 죽은 남편을 무척 그리워하는 모양을 보여왔다. 하지만 나중에는

꼭 재혼할 꺼라고 했다.

 

어느 날은 아줌마가 유튜브 방송에서 미얀마 동화를 읽어 주었다.

 

제목은 ‘항아리가 죽었어요’였다.

 

미얀마의 중부지방 야자수가 많은 탄 더 라는 마을이 있었어요

그 마을의 아주 꾀가 많은 청년 꼬르레와 욕심이 많은 마러바 아줌마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꼬르레는 마러바 아줌마의 집을 지나다가

집 앞에 있는 항아리 2개를 보았어요 그러자 갑자기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저 항아리 두 개 다 갖고 싶은데 어떡하지?

 

다음 날 꼬르레는 마러바 아줌마 집으로 갔어요.

아 좀 그 항아리 2개 좀 빌려주세요.

왜 꼬르레 내가 아끼는 항아리 들인데 ---

제가 다음 주에 꼭 가져다 드릴게요.

마러바 아줌마는 꼬르레가 항아리를 갖고 오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었어요.

내가 아끼는 항아리들이 야 꼭 돌려줘야 한다 라고 당부 했어요.

그 다음주 꼬르레가 항아리를 가지고 아줌마 집으로 왔어요.

그런데 항아리는 두개가 아니라 5개 였어요.

마러바 아주머니는 깜짝 놀랐어요.

내가 항아리를 2개만 빌려줬는데

왜 5개야? 마러바 아줌마가 물었어요.

항아리 2개가 일주일 사이에 아기를 낳았지 뭐에요.

꼬르레가 답을 했어요.

항아리가 아기를 낳았다고?

마러바 아줌마느 꼬르레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항아리 5개에 욕심이

생겼어요. 좋아하고 항아리 5개 모두를 냉큼 받았어요.

 

며칠후 꼬르레가 다시 마러바 아줌마 집으로 왔어요.

아줌마 항아리 두 개를 다시 빌려주세요? 마러바는 이번에도 항아리들이

더 많이 생기겠다 싶어 항아리 5개 모두 가져가 라고 말했어요

다음날 꼬르레는 빈손으로 마러바 아줌마 집으로 달려 왔어요.

아줌마 어떡해요. 항아리들이 모두 한꺼번에 죽었어요.

뭐라고. 화가 난 마러바 아줌마는 거짓말이다. “어떻게 항아리가 죽을 수 있어” 라고 소리를 쳤어요.

그러자 꼬르레는 아줌마에게 항아리가 아기를 낳았다고 했을때는 믿었잖아요. 왜 “항아리들이 죽는 것은 안 믿으세요“라고 말했어요.

마러바 아줌마는 할 말이 없었어요

꼬르레는 “정말로 죽었어요” 하면서 당당히 그 자리를 떠났어요.

“아아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구나“

결국 꾀가 많은 청년 꼬르레는 항아리 5개를 얻게 되고 욕심이 많은 마러바 아줌마는 자기의 항아리를 모두 잃었답니다.

 

나는 이 동화를 듣고, 꼬르레가 아줌마에게 사기친 얘기 아닌가 싶었다.

미얀마 사람들은 남 속여먹는게 부끄럽지 않은 민족인가? 의문이 들어서 직접 미얀마를 가보기로 했다.

 

나혜선 아줌마의 고향마을에 갈 계획이다.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양곤 국제공항에 내렸다.

시내를 구경한 다음 택시를 타고 아줌마가 살던 곳으로 갔다.

미얀마는 인도가 없어서 거리를 다닐 때 무척 위험했다.

차 중앙분리선도 없고, 횡단보도도 없었다. 무척 위험한 곳이었다.

택시를 타고 아줌마가 살던 마을로 갔다.

연못은 녹조가 짙게 끼어있어 물고기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시냇물은 각종 오염된 하수로 시커먼 물이 흘렀다.

 

나혜선 아줌마가 살았던 마을을 구경했다. 미얀마의 빈민가였다.

동네를 돌아다니는데, 눈에 익은 어떤 아저씨가 보였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더라” 갑자기 생각났다. 나혜선 아줌마의 죽은 남편이었다. 순간 놀랐고,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아임 코리언”이라고 말하자. 그 아저씨는 “내는 한국말 잘하니께, 그냥 한국말로 해부러도 되야”

“미얀마 사람이 한국어 배우는 건, 일도 아니랑께”

그 아저씨는 전라남도에서 농업에 관한 일을 4년동안 하고 돈을 모아 미얀마로 돌아 왔는데, 나혜선 아줌마가 모두 들고 한국으로 튀었다고 했다.

한국으로 가자마자 미얀마 남자와 살림을 차렸다고 했다.

아저씨는 “어떤 남자와 침대에서 깨벗고 누워있는 사진을 보내면서, 자기는 다른 남자와 이미 살고 있으니 기다리지 말라고 문자 보냈당께”

그후 한국에 있는 미얀마 사람에게 소식을 들었는데, 그 미얀마 남자와는 2년 살고, 한국 남자와 3년 살다가 지금의 남편과 1남 1녀를 낳고 살고 있다고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예! 남편이 있었어요. 그리고 자녀들도 있구요?”

아저씨는 “아그들이 지 엄마 닮아서 이쁘다는 소식을 들었당께”

“거 미얀마 여자들은 가족들을 감춰서 동정을 얻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당께”

“지 친구들도 다 남편 있는데, 미혼인척 하고 댕긴당께”

아저씨와 한참을 얘기하고 있는데, 멀리서 정정해보이는 어떤 할아버지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 문디 자슥아, 심부름 시켰으면 퍼뜩 다녀오지, 뭐 하고 있노?”

이 할아버지는 경북대를 졸업하고,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셨다고 했다.

“이 할아버지는 누구시죠?” “설마 아저씨 아버님?”

“우리 아부지 맞당께”

“병에 걸려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라고 내가 말을 하니

할아버지가 말하기를 본인은 술 담배 안하고 잘먹고 운동하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잘 유지한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내 그 가스나 안좋다 안했나”“그런데도 마 기를쓰고 결혼하더니 이렇게 됐제”

아저씨는 술마시면서 한국 얘기 하자고 하면서, 근처 식당으로 갔고,

아저씨, 할아버지, 나 이렇게 셋이서 한국 얘기 하며 술을 기분 좋게 마셨다.

외국에서 외국 사람과 한국말로 대화하는게 무척 재밌었다.

 

아저씨가 택시를 잡아줘서 호텔로 돌아왔고, 미얀마 전통의상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근처 사진관으로 갔다. 지갑에 돈이 꽉 차 있어, 튀어나와 보기 않좋으니 빼놓고 찍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사진을 찍고 옷을 챙겨입고 나가려는데, 지갑 안에 있는 미얀마 화폐와 달러화가 모두 없어졌다.

한국돈 5만원짜리 3장과 1만원짜리 4장이 남아있었다.

“어떻게 손님 돈까지 훔치냐?, 미얀마 인간들 사람들도 아니네”

사진관을 나와 몇시나 됐나 하고 핸드폰을 꺼내 봤는데, 오토바이가 훅 지나가더니 내 핸드폰을 훔쳐 달아났다.

“미얀마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옥같은 곳이구나”하는 생각을 해봤다.

호텔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양곤국제공항에서 KAL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옆에 앉은 사람이 한국인이어서, 어쩐 일로 미얀마에 왔냐고 내가 물었다. 자신의 성은 오씨니 그냥 오씨라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

“말도 마세요. 미얀마에서 결혼사기 2번이나 당했어요. 저 번에는 알고보니 애가 딸린 여자였는데, 숨기고 결혼했고, 이번에는 어머니가 급히 병이나서 돈 1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급히 왔는데 멀쩡한 거예요.

결국 돈을 뜯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거죠. 이런 여자를 어떻게 평생 믿고 살겠어요.“ 그래서 그냥 파혼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예요.”

“가장 나이 차이 안나는 결혼을 하는 나라가 남한 북한 미얀마예요

나이차이 나는 결혼을 하려면 베트남이나 라오스를 가야 돼요“

“미얀마로 결혼하러 간 사람 10명 다 사기 당했어요”라고 오씨는 말했다.

그후 들은 소식은 오씨는 53세인데, 베트남에 가서 20세 아가씨와 결혼에 성공해서 그 신부가 지금은 한국에 들어왔고, 파이어 족인 오씨는 한국에서 신부와 함께 국내여행 다니면서 재미있게 산다고 소식을 들었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미얀마 여자가 예쁜 거만 사실이고, 나머지 모두는 거짓말이었다.

“애초에 미얀마와 한국이 통일하는 것은 불가능하잖아”

“미얀마 군부정권이 한국정부에게 권력을 양도할 일도 없고,

너무나도 국민성이 다른데, 외모와 말이 같다고 통일을 한다는건 말이안돼“

 

지금까지 ‘통일 장사꾼’들에게 속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통일에 대해서 관심을 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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