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배추 수확량이 줄면서 김치 공장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직접 밭에 나가서 배추를 구해보지만, 당장 들여올 배추가 없는 건데요.
재고가 부족해 창고마저 텅 빈 김치 공장 상황, 허지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충북 충주의 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한 김치 공장, 40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배추 보관 창고가 텅 비었습니다.
다른 창고도 가 봤습니다.
재고가 10%만 남아 있습니다.
예년 이맘때면 매일 5톤 트럭, 4대 분량의 배추가 들어오곤 했지만 올해는 1대 분량을 채우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신지수/한국농협김치 충북지사]
"지금은 하루에 한 차 쓸 물량밖에 안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한테 공급하는 게 너무 힘들고‥"
전북 진안의 또 다른 김치공장.
쉼 없이 배추를 나르던 컨베이어 벨트가 멈춰 섰습니다.
김치 개인판매는 전면중단됐고 주요 거래처에는 최소 물량만 공급하고 나머지는 묵은지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박희정/한국농협김치 전북지사 과장대리]
"배추 수급은 지금 현지 사정도 너무 안 좋고, 저장 배추도 지금 다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해서‥"
속이 타는 김치공장들은 직접 밭에까지 나가 배추를 구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폭염에 잦은 폭우까지 겹치면서 배추를 다시 심은 경우가 많은데 당장 쓸 배추가 없는 겁니다.
다시 심은 모종은 먼저 심은 것과 자라는 속도 차이 때문에 결국 수확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들여오겠다지만 김치생산라인에서는 오히려 걱정입니다.
[윤형진/김치생산업체 부사장]
"(포장지의) 원산지 표시도 바꿔야 되고, 중국산 배추가 들어온다고 해도 가격이 국산 배추하고 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을배추가 나오기 직전인 이맘때 배추가 귀하다고는 하지만 전례 없는 배추 품귀에 김치공장들은 가을배추가 풀리는 10월 중순까지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비상이 걸렸습니다.
MBC뉴스 허지희입니다.
영상취재 : 천교화 (충북) 진성민 (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