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면부터 그리 무례한 사람은 처음봤다
그 년차에 그것도 못하냐
뭐 배웠냐
할줄 아는게 없다
여기는 사람 하나를 바보로 만들어놨다
이 모든 얘기들이 처음 만난 날 나에게 한 말이였다
난 살면서 이리 무례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
내가 먼저 일을 하던 상태에서 새로 들어온 사람이였는데
처음 왔으면 분위기도 살필법 한데 욕을 꽂아버리길래
당황스러움이 더 컸던것 같다
그 사람은 나이가 60몇살에 한쪽다리를 저는 장애인이였다
소아마비랬나 뭐랬나
지 아들이 gop를 다녀왔다나 뭐라나
총은 어쩌고 저쩌고 반동으로 어쩌고 저쩌고
저도 gop 나왔어요 하니 아가리를 꾹 다물더라
왜인지 몰랐다
군대에 대해 이래저래 아는척하길래 군필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미필이였다
아무래도 남들 다 가는 군대에 대한 열등감이 섞여있는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했다
이 사람은 모든 행위에 무례가 섞여있었다
자신이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라 사람들이 못때리는걸 잘 아는걸까?
그러다 말의 도가 지나쳤을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오래 못보고 눈을 피해버렸다
배짱을 부릴꺼면 끝까지 부릴것이지 중간에 꼬리를 마는게 같잖아 보여 내가 수치스러웠다
그냥 모든 일들은 자신이 맞고 남은 틀린것이였으며
자신의 실수는 관대하고 남의 실수는 크게 부풀렸다
나는 군대에 있을때부터 운동을 해왔고 복싱도 배웠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여졌던 걸까
나의 멘탈은 생각보다 건강했고 그 장애인 노인네의 가스라이팅에 흔들리지 않았다 1년동안
그 사람이 무슨 무례를 저지르건 뒤돌아서선 같이 일하는 다른 동료들과 웃으며 지냈고 다른 모든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있었고
그러다보니 약이 올랐던것일까 점점 더 무례가 선을 넘어
인내심의 한계가 넘어 그만 하시라 말했지만
머리 치매걸렸냐? 정신 안차려? 등 욕지꺼리 비슷한 말들을 쏟아내길래
(사실 억울했던건 자기 잘못이였다)
야이 씨ㅂ발새ㅅ끼야 너 일로와봐 크게 소리쳤더니
사람들은 나를 말렸고 그 장애인은 한쪽 다리를 절뚝이며 도망가기 바빴다
그 뒤로 몇주동안 내 눈치를 살피더니 시간이 지나 다시 무례가 선을 넘기 시작했고 나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이어폰을 꽂았다
사실 그사람 밑작업을 모두 도맡아 하고 있었기에 몇번 뭐라 지껄인 뒤에
계속 그런식이면 밑작업 안할랍니다 했더니
별 말 못하고 물러섰다
어느날이였다 집에 돌아하가는 길에
한 커플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남자가 한쪽 다리를 저는 소아마비 환자였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에휴 저 다리병ㅇ신.. 이라는 생각이 퍼뜩 지나갔을때 나는 내가 소름이 끼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 건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조금씩 갉아 먹히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스트레스때문인지 두통이 있는날도 있었고 더 가다간 저 사람 머리를 망치로 휘둘러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마저 생겼다
내 생각의 끝은 퇴사였고
비로소 퇴사를 마음먹은 오늘 내 정신이 자유로와짐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내일 사직서를 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