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면 호흡곤란이나 어지럼증, 구토, 전신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면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라는 희귀 증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심각한 전신 염증반응으로 드물게 발생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는 아나필락시스처럼 운동 후에 급성으로 두드러기 호흡 곤란, 쇼크 등의 과민 증상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19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는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은 아니지만 걷기 등의 저강도 활동보다는 달리기나 테니스 등 고강도 운동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라울라 알티셰 클리브랜드 클리닉 알레르기·면역학 박사는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서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작동해 비만세포에서 트립타제나 히스타민 등을 방출한다”면서도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은 운동으로 심박수가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혈류가 빨라지고 이에 따라 알레르기 원인물질 흡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알티셰 박사는 “해당 이론을 포함한 다른 이론들 모두 아직 100% 입증된 것은 아니다. 또 아나필락시스가 시작되는 특정 심박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 증상은 피부, 심장 또는 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침, 호흡 곤란 또는 쌕쌕거림과 홍조, 전신 가려움증, 얼굴 부기, 두드러기 또는 목이 닫히는 느낌과 등이 나타난다. 복통과 구토, 설사,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심혈관계 증상이 발생해 어지러움이나 쇼크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등 약물이나 알코올 등과 관련됐을 수 있다. 영국 자선단체인 ‘아나필락시스 캠페인’에 따르면 온도나 진드기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운동을 할 때 이러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경험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FDEIA)’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물로는 술, 사과, 쇠고기, 달걀, 생선, 콩과식물 또는 콩류, 우유, 버섯, 견과류, 복숭아, 돼지고기, 조개류, 토마토, 밀·밀 단백질 등이 있다.
알티셰 박사는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 경험자도 이러한 음식들을 먹고 운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반응이 없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운동을 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는 음식을 먹고 나서 최대 3~4시간 뒤에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품 중에선 밀·밀 단백질이나 조개류가 가장 흔한 아나필락시스 유발 음식물”이라고 덧붙였다.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고 운동을 끊을 필요는 없다. 가볍게 러닝머신을 달리거나 다른 신체 활동도 가능하다. 아직 운동 유발 아나필락시스에 대해 정해진 명확한 프로토콜은 없다.
알티셰 박사는 “운동에 도전한다면 아나필락시스를 치료할 수 있는 환경에서 수행해야 한다”며 “운동의 이점이 너무 많다 보니 운동 자체를 하지 말라고는 절대 권하지 않는다. 이전에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경험했다면 증상의 초기 징후가 나타날 때 바로 모든 운동을 중단하고 절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