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D등급’ 뱀처럼 휜 315m 다리에 전망대 짓자는 충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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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D등급’ 뱀처럼 휜 315m 다리에 전망대 짓자는 충북지사

라이온맨킹 0 13,448 03.13 17:39

 

 

청풍교 ‘브릿지 가든’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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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처짐으로 뱀처럼 휘어진 제천 청풍교.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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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안전 문제 등으로 철거 결정된 제천 청풍교에 카페·전망대 등을 곁들인 ‘브릿지 가든’(다리 정원) 조성을 추진하자 논란이 인다. ‘브릿지 가든’ 구상은 김영환 충북지사의 대표 공약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에서 출발했는데, 시민단체 등의 비판이 잇따른다.

충북도는 12일 “청풍교를 보수·보강해 안전성을 확보한 뒤 관광 자원화하기로 했다. 청풍교는 상태 평가 결과 미흡 수준인 ‘디’(D) 등급이지만 보수·보강하면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청풍교는 사람이 다니는 데 문제없다. 국내외 공모로 청풍교를 업사이클링(새활용)하면 레이크 파크 랜드마크요,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기관이 지난 1월 내놓은 청풍교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를 보면, 청풍교는 최소 안전도 ‘1’점에 한참 못 미치는 0.545점(환산 결함률)으로 ‘디 등급’ 평가를 받았는데, ‘안전 미흡’ 수준이다. 보고서는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 제한을 결정해야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리 상판을 받치는 상부 거더는 바로 개축해야 하는 디(D)·이(E) 등급으로 분류했다. 이 뿐 아니라 교대·교각·상판·난간 곳곳에서 부식·균열·훼손이 일어나 80여곳이 전면·부분 보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보수·보강 공사비로 28억여원이 제시됐다.

이에 충북도는 청풍교 보수·보강 예산 19억6천만원을 편성해 충북도의회에 제출했으며, 의회는 21일까지 이어지는 424회 임시회에서 관련 예산을 심의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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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청풍교와 청풍대교. 사진 앞쪽이 철거 예정이던 청풍교, 뒤가 새로 놓인 청풍대교다. 중앙 부분 처짐 현상이 눈에 띈다. 오윤주 기자




10일 오후 청풍교를 찾았다. 청풍교는 제천 청풍호를 가로 지르는 315m 다리다. 1985년 건설된 콘크리트 시멘트 다리는 27년 동안 쓰이다가 2012년 바로 옆에 청풍대교가 만들어 지면서 교통이 중단됐다. 청풍교 밑으론 유람선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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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부분이 뱀처럼 휜 청풍교.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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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교 다리 중앙 부분이 군데군데 처져 뱀처럼 보인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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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 통제된 청풍교. 오윤주 기자






청풍교 양쪽 입구엔 ‘통제구역’ 표지판과 함께 철제 울타리가 쳐졌다. 다리 중앙 부분 군데군데가 아래로 처져 뱀처럼 보였다. 다리 상판, 난간 등 휨·부식 정도가 심하다. 다리·하천 전문가인 박창근 가톨릭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최근 경기 안성 교량 붕괴에서 보듯 교량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안전 문제로 철거가 결정된 다리에 추가 시설물을 설치해 이용하려는 것은 말이 좋아 업사이클링이지 바보 같은 짓이다. 당장 통행보다 홍수 등 재해도 고려해야 한다. 활용보다 시민 안전이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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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가 청풍교 새활용 구상 등을 밝히고 있다. 충북도 제공

 

 

김 지사가 던진 ‘청풍교 새활용 구상’으로 곳곳에서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청풍교는 청풍대교 신설과 함께 철거가 결정됐고, 관련 예산(설계비 4억여원)까지 마련돼 철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2022년 12월 제천시는 물론 충북도까지 국토교통부에 ‘청풍교 철거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김 지사가 느닷없이 새활용 얘기를 꺼낸 이후 충북도는 철거보다 존치 쪽으로 틀었다. 이병민 충북도 도로계획팀 주무관은 “당시 철거 요청 공문을 보내고 철거를 추진했지만, 김 지사의 지시 이후 방향이 바뀐 것은 맞다”고 했다. 양승호 제천시 관광시설팀장은 “애초 철거를 추진했지만 청풍교 소유·관리 주체가 충북도라서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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