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미중 무역 분쟁 화해 제스쳐를 먼저 내민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즉, 싸움 건 쪽이 화해하자고 손을 내민 것인데 이건 사실상 항복의 의미라고 봐도 된다.
쉽게 말해 학급 1짱과 2짱이 원터치로 쇼부보면서 1짱이 '쓰리 터치'안에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원터치를 시작했지만 3대를 때려도 2짱은 시진핑 마냥 그저 웃음만 짓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힘이 부치는 것을 느낀 1짱은 자신의 지위에 위험을 느끼고 존심을 세우기 위해 자기가 때릴 차례에 호의를 베푸는 척 화해를 제안한 것이다.
흔히 중국 패망론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내부 공기업의 과대 부채 확대로 인한 그림자금융과 일대일로 개발사업으로 인한 과도한 지출로 인해 자금이 부족해져 영미 금융 세력을 필두로 하는 금융 지원을 통해 한국의 IMF사태가 일어 날 것이라 예견한다.
일견 이는 맞는 해석이다. 그런데 이 논리에서 마침표를 찍는 것은 틀렸다. 쌍방의 싸움에서 누가 이길 지 산을 하는데 한쪽만 산을 하고 다른쪽에 대한 산을 하지 않는다면 냉정한 평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은 위험하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지출을 늘어나며 공기업부실채권은 쌓여가고 있으며 과도한 일대일로 투자 사업은 밑빠진독에 물을 붇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만의 문제인가?
미국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20년전 시작한 아프간 전쟁부터 시작해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이란, 베네수엘라, 중국 등등 상상을 초월하는 전쟁으로 인해 10경원 가까이 전비를 쏟았으며 이로인해 행정부는 만성적자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10년전 쌓인 5경원 상당의 MBS부실채권을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즉, 중국의 위험요소는 미국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 판인 것이다.
미국은 돈이 없다.
그래서 동맹국에게 방위비를 뜯고 산업 인프라를 철수하며 자국 영토 방위를 해외 미군기지 확보를 통한 적극적인 방어가 아닌 자국 영토를 방어하는 수동적인 방어 전략을 구사하려한다.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일 연합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첫발자국이며 이런 근본 원인은 미국의 통제력 부재에 있다. 만약 미국이 한일간의 갈등이 생겼다면 태평양 패권의 중요한 길목을 차지하는 한국과 일본의 확보를 위해 미국은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이다. 과거 1962년을 예로 들면, 한일협정의 배경에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이행을 미군정이 적극적으로 압박했기에 김종필과 오히라는 둘이 밀실 협상 끝에 형식상으로 갈등을 종결짓는 각서를 어떻게든 맺었다.
하지만 2019년 지금 미국은 한일간의 무역 갈등에 뒷짐지고 구경하고 있다. 왜냐하면 한일문제에 개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미 행정부는 지난 20년간 전쟁과 금융으로 인해 발행한 부채에 짓눌려 행정예산 여력이 없고 중동, 남미, 아프리카, 중국 등등 사실상 세계 모든 곳과 전쟁을 시작한 미국이 한일간의 갈등에 신경쓸 정신이 없다.
세계가 변하고 있고 한반도 패권도 변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며 70년간 미국의 그늘아래에서 자라온 온실속의 화초인 한국은 미국 없는 자신을 상상해본적이 없다. 전 국민이 미국을 빌리지 않고 자기 스스로를 정의해본적이 없는 정신적 유아 상태이다.
미국 없는 한국을 상상해보고 자기자신을 스스로 정의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