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은 왜 언론에 작심발언 했을까?
지난 9일(현지시간) IMF의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18'는 한국의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2018년 3.0%에서 2.8%로,
2019년 2.9%에서 2.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를 근거로 국내 보수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거나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관적 보도를 쏟아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작심하고 이들 보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 (사진=황진환 기자)
박 의원은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IMF발 뉴스로 보수언론이 경제에 큰 일이 발생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IMF 발표에 따르면 선진국 평균, 미국도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됐다.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 싸잡아 비판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슨 근거로 박 의원은 이 같이 지적했을까?
그래서 다른나라들 특히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어떻게 변경됐는지 살펴봤다.
(자료=IMF,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18)
IMF의 2018,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일본 1.1% 0.9%. 미국 2.9% 2.5%. 유로존 2.5% 1.4%. 독일 1.9% 1.9%, 영국 1.4% 1.5% 수준이다.
당초 전망치 대비 하락한 나라들을 보면 미국의 경우 2019년 성장률 전망치가 올해 7월 전망치 대비 0.2% 하락했고, 2019년 선진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
도 7월 대비 0.2% 내렸다.
유로존 역시 2018년 전망치가 0.2% 하락했고, 독일 성장률 전망치는 2018년 0.3%, 2019년 0.1%씩 내렸다.
다가올 4분기 성장률로 범위를 좁혀봤다.
우리나라의 2018년 4분기 예상 성장률은 3.2%다. 2017년 4분기 성장률 2.8%보다 0.4% 높아진 수치다. 2019년 4분기 예상 성장률은 2.3%로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 역시 2018년 4분기 3.1%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2019년 4분기에는 2.3%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은 하락폭이 훨씬 크다. 2018년 4분기 1.0%로 예측된 성장률은 2019년 4분기에는 -0.3%로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의 선진국/신흥국 GDP 성장률 전망치 4월자/10월자 비교. IMF는 10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번 전망치보다 낮췄다. (자료=IMF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18)
IMF는 이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2010년대 초와 비교해 여전히 견고하긴 하지만, 다소 정체되어있는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역시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지난 6개월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하강 위험이 증가해왔고, 잠재적 상승 요소가 감소했다"고도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한국의 2019년 성장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은 부분적으로 최근 도입된 무역 조치의 부작용을 반영한
다"며 "중국과 다수의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 알려진 무역 문제로 2019년에는 다소 약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및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 우려를 주 위험요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이런 상황 때문인 듯 우리나라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율 전망치도 올해 5.0%에서 내년 4.7%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경상수지 흑자율 전망치에 대해서도 국내 보수 언론은 "우리나라 수출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유럽의 평균 경상수지 흑자율 전망치를 보면 2.4%, 아시아 평균도 1.4%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3% 수준으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율을 크게 밑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는 "2018년과 2019년의 세계 경제성장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며 "전망치 하향 조정은
유독 우리 경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이처럼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인 탓에 전반적으로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