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경제학상 단골 후보…서울대서 강의한 '지한파'
로버트 배로 교수 기고문
한국 경제는 취약하고 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2019년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은 대략 1.8%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최근 수십 년간 한국의 높은 성장률과 비교할 때 가파른 하락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총고정투자의 마이너스 증가율이다. 이는 2019년 한 해만 해도 전년보다 4%가량 줄어들었다. 이런 투자 위축은 경제를 어둡게 전망할 수밖에 없는 명확한 지표며, 경기 침체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한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다. 10개 국가를 비교 대상으로 살펴봤다.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과 베트남 등이다.한두 부자 국가를 빼면 대부분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이다. 이들 10개국의 2019년 추정 평균 GDP 증가율은 4.0%고 추정 평균 총고정투자 증가율은 3.5%다. 한국은 이들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 GDP 증가율에서 일본과 싱가포르를 앞설 뿐이고, 총고정투자 증가율은 맨 밑바닥에 있다.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저조한 수출도 경제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19년 이들 10개국의 평균 수출 증가율은 0.8%다. 한국은 -1.8%로 이에 미치지 못한다.이를 바탕으로 수출 감소를 힌국의 비관적 성장 전망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분석만으론 왜 한국이 GDP 증가율과 총고정투자 증가율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수치보다 훨씬 못미치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한국의 경제 전망이 이웃 아시아 국가보다 눈에 띄게 나쁜 걸 설명하려면 한국 정부의 대중인기영합적(포퓰리즘)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 한국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는 노동시장에 대한 현명하지 못한 규제(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제한 등), 복지 지출의 확대(단기 공공직 일자리를 늘린 것을 포함), 그리고 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 인상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정책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투자와 생산성 및 경제 성장을 전반적으로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한국이 1950년대 후반부터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부자에서 빈민으로 소득 재분배를 한 데서 나오지 않았다. 전체적 경제 성장이 원동력이었다. 이를 상기한다면 현재 이런 정책(포퓰리즘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현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게 놀라웠던 경제적 성공은 지금 흥청망청 낭비(squander)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런 정책을 ‘소득주도성장’이라 칭하기보다 ‘소득주도빈곤’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